한은-CEPR-OECD 공동 컨퍼런스 개회사
“인구구조 변화, 중앙은행 가장 중요 문제”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반도체와 AI(인공지능)가 이끄는 투자 호황을 인구구조 변화에 대비할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총재는 2일 한국은행과 경제정책연구센터(CEPR),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공동 개최한 ‘인구 고령화와 장수(長壽)의 경제학: 도전에서 기회로’ 컨퍼런스 개회사에서 “오늘날 한국은 유례없는 반도체 생산과 AI가 이끄는 투자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며 “지금은 미룰 때가 아니라 대비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그는 인구구조 변화를 중앙은행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장기 과제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생산성과 잠재성장률, 장기균형금리의 향방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기 때문이다.
신 총제는 “오늘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머지않아 다른 여러 나라가 마주할 일을 미리 보여주는 것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라며 “인구 구조는 강력한 힘이지만, 흔히 말하듯 ‘인구가 곧 운명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긴 역사의 흐름을 돌이켜보면 생산성과 장기 성장이 지식의 창출과 확산에 얼마나 크게 좌우되는지를 우리는 알고 있다”며 “AI가 등장한 오늘날, 거기서 이어지는 질문들은 그 어느 때보다 날카롭다”고 덧붙였다.
인구구조 변화는 단기 충격과 달리 수십 년 전부터 예측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신 총재는 “만만치 않은 도전이지만 그만큼 늦지 않게 대비할 수 있다”며 AI 생태계의 중심에 있는 지금이 대응에 나설 적기라고 밝혔다.
첫번쨰 세션에서는 후미오 하야시(Fumio Hayashi) 일본 정책연구대학원대학(GRIPS) 명예교수가 ‘일본 30년 장기침체의 근본 원인’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후미오 교수는 “일본의 30년 장기침체는 다른 국가보다 이른 시기에 시작된 인구 고령화에 상당 부분 기인한다”며 “앞으로 한국, 중국, 대만 등 동아시아 나라에서도 유사한 성장 둔화가 반복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2020~2025년 중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홍콩에 이어 두 번째로 빠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사교육을 통한 경쟁이 없었다면 평균 자녀 수가 28% 많았을 것이라는 연구와 지난 70년간 출산율이 더 낮아진 나라일수록 오히려 생산연령인구 1인당 성장률은 더 높았다는 연구 결과 등도 논의된다.
이 밖에도 고령화가 성장률과 실질금리를 낮춰 통화정책 운용을 제약한다는 연구, 수도권 집중이 지역 쇠퇴와 저출산을 서로 심화시킨다는 연구, AI 노출이 젊은 층에 집중돼 AI 확산만으로는 인구변화에 따른 노동시장 불균형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연구 등도 발표된다.
kimstar@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