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개혁위 ‘범죄 피해자 보호’ 1차 권고안 발표
[헤럴드경제=김아린 기자] 앞으로 형사사법 절차에서 범죄 피해자의 ‘발언권’이 강해진다. 변호사의 조력을 받으며 경찰의 주요 처분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단순히 보호의 대상에서 나아가, 수사 과정에서의 실질적 참여자로서 지위를 갖게 되는 것이다.
전날(31일) ‘국민의 신뢰 제고를 위한 경찰 수사 개혁위원회’는 오는 10월 2일 검사의 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을 앞두고 발생할 수 있는 범죄 피해자 보호 사각지대를 완화하기 위해 이런 내용의 권고안을 발표했다.
김남준 수사개혁위원장은 서울 서대문 경찰청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그간 범죄 피해자는 국가가 보호·지원해야 할 대상이었다면, 이제는 피해자에게 자신의 사건에서 의견과 증거를 제출하고 변호사의 조력을 받으며 주요 처분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형사사법 절차상 실질적 참여자로서의 지위와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은 “범죄 피해자를 보호하고 지원해야 하는 대상으로 보는 관점에서 벗어나, 형사사법 절차에서 독자적인 권리를 행사하고 참여할 수 있는 지위를 보장하는 제도적 전환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현행 범죄피해자 보호법을 전부 개정하고 형사소송법 등 관계 법률을 개정하도록 권고한다”고 했다.
수사개혁위는 피해자 국선변호사 제도를 확대해 사건 초기부터 공판, 피해 회복까지 연속적인 법률 조력을 제공하도록 권고했다.
현재 국선변호 지원 대상은 성폭력·아동학대·장애인학대·인신매매·스토킹·성매매 피해아동·살인 등 특정 강력범죄 피해자다. 수사개혁위는 지원 대상이 아니더라도 보복 위험 등 법률 조력이 필요한 사건의 피해자의 경우 초기부터 국선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신속한 연계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수사개혁위는 경찰 조직 내 피해자 보호 체계를 강화하는 방안도 권고했다. 여성·아동 대상 범죄와 관계성 범죄 등 피해자 보호 필요성이 높은 분야의 경찰 수사 전문성을 강화하고, 경찰청에서 시도경찰청과 일선 경찰서까지 이어지는 범죄 피해자 전담 조직 체계를 구축하라고 했다. 또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등 유관기관의 피해자 지원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체계도 마련하도록 권고했다.
아울러 수사개혁위는 부당한 수사 개입을 막기 위해 사건 문의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도록 권고했다. 관리 대상도 현직 경찰관뿐 아니라 변호사와 다른 공무원 등 외부인까지 확대했다. 사건 문의를 받은 경찰관은 이를 즉시 신고해야 하며, 신고하지 않을 경우 징계 대상이 된다. 경찰관이 피의자나 피해자, 고소인 등 사건 관계인과 공무 수행 외 목적으로 접촉하는 행위도 전면 금지된다.
경찰청은 이에 따라 1일부터 한 달간 ‘사건 문의·사적 접촉 금지 제도’를 시범 운영한다. 이 기간 적발된 행위에 대해서는 구두 경고 등 계도 조치를 통해 제도 정착을 유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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