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김진호 교수팀, 미국 청소년 1.4만 명 30년 추적 장기 실증연구

청소년기 우울 증상이 성인이 된 뒤, 자살보다 사고사, 우발적 약물 과용, 폭행 등 ‘외부 요인’에 의한 조기 사망(50세 이전) 위험과 더 연관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김진호 교수 연구팀은 미국 대표 청소년 패널조사 ‘Add Health’ 대상자 1만 4,320명을 1994년부터 2023년까지 약 30년간 추적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
청소년기 우울 증상이 성인이 된 뒤, 자살보다 사고사, 우발적 약물 과용, 폭행 등 ‘외부 요인’에 의한 조기 사망(50세 이전) 위험과 더 연관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김진호 교수 연구팀은 미국 대표 청소년 패널조사 ‘Add Health’ 대상자 1만 4,320명을 1994년부터 2023년까지 약 30년간 추적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

[헤럴드경제=김태열 건강의학 선임기자] 청소년기 우울 증상이 성인이 된 뒤, 자살보다 사고사, 우발적 약물 과용, 폭행 등 ‘외부 요인’에 의한 조기 사망(50세 이전) 위험과 더 연관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학교(총장 김동원) 보건정책관리학부 김진호 교수 연구팀은 미국 대표 청소년 패널조사 ‘Add Health’ 대상자 1만 4,320명을 1994년부터 2023년까지 약 30년간 추적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 분석 결과, 개인 및 가정환경 등 다른 요인의 영향을 제외해도, 청소년기에 우울 증상이 심했던 사람일수록 조기 사망 위험이 17.5% 더 높았다.

특히 사망 원인을 나눠보면 차이가 뚜렷했다. 사고사(운수사고, 사고성 중독, 폭행)나 약물 과용, 폭행 같은 외부 요인에 의한 사망 위험은 29.6% 더 높게 나타나 가장 강한 연관성을 보였다. 또한 우울 증상이 가장 심했던 상위 25% 집단은 가장 덜했던 하위 25% 집단보다 외부 요인으로 사망할 위험이 2.26배에 달했다. 반면, 질병으로 인한 사망이나 자살은 통계적으로 뚜렷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해당 데이터에서 자살로 사망한 사례 수 자체가 적어 이 결과는 신중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이 경로를 분석한 결과, 전체 조기 사망에서는 고등학교 미졸업(16.0%), 흡연(10.8%), 대마초 사용(9.0%)의 영향이 컸다. 외부 요인에 의한 사망에서는 대마초 사용(12.2%)과 흡연(6.9%)이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 우울했던 청소년이 이후 담배나 대마초에 손을 대면서 사고사나 약물 과용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왼쪽부터)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김진호 교수(교신저자), 고려대 보건과학과 남나경 석사과정(제1저자), 미국 텍사스-오스틴 대학교 손혜원 사회학과 박사과정(공동저자)
(왼쪽부터)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김진호 교수(교신저자), 고려대 보건과학과 남나경 석사과정(제1저자), 미국 텍사스-오스틴 대학교 손혜원 사회학과 박사과정(공동저자)

연구를 주도한 김진호 교수는 “우울증이 있다고 해서 모두 자살로 이어진다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라며 “정신 건강이 안 좋음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건강 위협 요소들을 두루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정책적 함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소년기 우울 증상에 대한 대응은 단순히 증상 관리에 그쳐서는 안 된다. 약물 사용 예방과 학업 지속, 안정적인 사회 진입을 지원하는 통합적 접근이 중요하다. 청소년기의 정서적 어려움이 이후 건강과 사회경제적 불이익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학교와 지역사회, 교육·고용 지원 체계가 유기적으로 연계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소아·청소년 정신의학 분야 최상위 국제 학술지 <European Child & Adolescent Psychiatry>에 지난 6월 25일 온라인 게재됐으며, 4단계 BK21 정밀보건과학융합 교육연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kt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