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단협 잠정합의안 전 조합원 투표 결과
찬성 49.9%·반대 50.08% ‘초박빙’
잠정합의 닷새 만에 재협상 돌입
자사주 지급비율 조정 주목
협상 장기화 가능성도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SK하이닉스 노사가 두 달간의 교섭 끝에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닷새 만에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되면서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됐다. 성과급 전액의 현금 지급 방식에서 60%를 자사주로 주는 것으로 변경된 잠정합의가 조합원들의 반대로 무산된 것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전임직 노조(이천·청주)가 실시한 2026년도 임단협 잠정합의안은 단 25표 차이로 부결됐다. 찬성은 49.9%(7510표), 반대는 50.08%(7535표)로 아주 근소한 차이다. 선거인수 1만6038명 중 1만5045명이 투표해 투표율은 93.81%를 기록했다. 투표는 지난 24일 오전 6시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진행됐다.
기술사무직 노조는 이날까지 투표를 진행하는 만큼, 추후 결과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지만 이미 전임직에서 부결이라는 결과가 나온 이상 재협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두 달간 교섭을 거친 데다 기존 합의와 새로운 성과급 체계를 둘러싼 의견 차이가 팽팽한 만큼 최종 합의까지 협상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노사는 핵심 쟁점이었던 성과급 지급 방식 등을 중심으로 직원의 불만 지점을 수렴해 세부 안건을 다시 조율할 가능성이 크다. 2023년과 2024년에도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뒤 사측과 재협상에 나선 전례가 있다.
앞서 지난 21일 SK하이닉스 노사는 성과급 전액 현금 지불 방식에서 현금 40%, 주식 60%로 성과급 지급 체계를 바꾸는 방식으로 사측과 잠정 합의를 도출했다. 지난해 10년간 유지하기로 했던 합의를 수정하는 만큼 기존 진행했던 대의원 투표 대신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구체적으로 초과이익분배금(PS)의 40%는 현금으로 지급하되 40%는 SK하이닉스 주식으로 지급한다. 나머지 20%는 2년에 걸쳐 10%씩 이연 지급한다. 다만 제도 도입 첫해인 2027년 지급분은 예외를 적용해 주식 대신 현금 지급이 가능해 내년에 한해 성과급의 최대 80%를 현금으로 받을 수 있다.
노사는 이외에도 회사 위기 극복에 동참한다는 의미를 담아 적자시 최대 3% 이내 임금 이연 지급에 잠정 합의했다.
전액 현금에서 과반 이상 자사주 지급으로 성과급 체계가 큰 틀에서 바뀌는 만큼 보완책도 마련했다. 특정 세 시점의 종가를 비교해 가장 낮은 가격으로 결정해 같은 금액의 성과급을 받더라도 구성원이 받는 주식 수를 늘릴 수 있게 했다. ▷1월 경영성과 발표일 ▷2월 PS 현금 지급일 ▷4월 주식 지급일의 SK하이닉스 종가가 비교대상이다.
또 주식 지급 직후 주가가 하락할 경우 하락분만큼 현금 보전해주는 방안에도 협의했다. 주식이 실제 지급된 첫날의 종가를 기준으로 지급받은 주식의 가치 총액이 당초 지급하기로 한 성과급 금액보다 낮아지면 부족한 금액만큼 회사가 현금으로 추가 지급한다.
하이닉스 노조 측은 투표 전 늦은 밤까지 구성원을 대상으로 올해 잠정합의안에 대해 설명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주말 사이 사측과 추가 합의를 통해 주식 손실 보전금에서 발생되는 세금까지 보전해주고, 증권사와 업무협약을 통해 하이닉스 구성원의 경우 주식 매매 수수료를 면제하는 방안 등도 새롭게 추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합의를 뒤집고 성과급 체계를 바꾼 것에 구성원은 불만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사주 지급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의견이 다수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총회도 ‘변수’가 됐다. 전액 현금 지급에서 과반 이상 주식 지급으로 체계가 바뀌면서 개정 상법에 따라 주총울 필수적으로 거쳐야 한다. 이에 직원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감지되기도 했다. 주총에서 성과급 규모가 과도하다는 이유로 관련 안건이 부결될 경우 주식 성과급 지급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다만 노조는 “주총 부결시 성과급을 현금으로 지급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사측은 “최대한 통과를 위해 노력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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