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년 발굴부터 은퇴 후 진로까지 책임지는 서울 체육 만들 것”
학교·종목단체·지역 체육시설 연계한 미래인재 육성체계 제안
장학·진로·스포츠과학 지원…선수 생애주기별 성장 뒷받침
전문체육·생활체육 선순환…종목단체 공동 현안 대응
‘2027 서울 세계유소년 유도대회’ 개최…서울 대표 국제대회로 육성
[헤럴드경제=양정원 기자] “서울 체육의 미래는 유소년 선수를 발굴하는 데서 시작해 전문선수로 성장시키고, 은퇴 이후의 진로까지 책임지는 체계를 만드는 데 달려 있습니다.”
이천우 서울시체육회 종목단체회장협의회장 겸 서울시유도회장은 서울 체육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핵심 과제로 ‘미래 체육인재 육성’을 내세웠다.
최근 학령인구 감소, 학교 운동부 축소, 선수층 약화 등 급변하는 체육환경에 대응하려면 학교 중심의 기존 육성 방식에서 벗어나 종목단체, 자치구체육회, 지역 체육시설이 함께 참여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이 회장은 지난 21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재능 있는 어린이가 운동을 시작해 전문선수로 성장하고 안정적으로 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생애주기별 지원체계를 갖춰야 한다”며 “유소년 선수 발굴, 전문체육 경쟁력 강화, 생활체육 활성화가 선순환하는 서울형 체육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서울 체육이 풍부한 인적 자원, 우수한 기반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종목별 훈련환경, 선수층, 지도자 여건에는 여전히 격차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 회장은 “인기 종목, 비인기 종목으로 구분하기보다 각 종목이 지닌 가치, 성장 가능성을 살펴야 한다”며 “선수에게는 성장의 기회를, 지도자에게는 안정적인 활동 환경을, 시민에게는 다양한 스포츠를 경험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학교·종목단체·지역 연결해 미래 체육인재 발굴
이 회장은 학교 운동부 감소를 서울 체육계가 공동으로 풀어야 할 시급한 과제라고 했다. 학령인구가 줄고 학교의 운동부 운영 부담이 커지면서 기존 학교 운동부만으로는 우수선수를 지속해서 발굴하기 어려워졌다는 판단이다.
대안으로 학교, 종목단체, 자치구체육회, 지역 체육시설을 연결하는 지역 기반 선수 육성체계를 제시했다. 방과 후 체육교실, 유소년 클럽대회, 종목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해 어린이들이 다양한 스포츠를 접하도록 하고, 재능, 적성을 발견한 학생은 전문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장은 “미래 체육인재를 발굴하려면 아이들에게 스포츠를 경험할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는 것이 먼저”라며 “학교 운동부에만 의존하지 않고 지역 체육관, 클럽, 종목단체를 선수 육성의 중요한 축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서울시유도회, 지역 유도장, 자치구 유도회, 학교가 참여하는 유소년 육성 기반을 확대할 계획이다. 어린이들이 유도를 어렵거나 위험한 종목으로 인식하지 않도록 놀이, 예절, 기초체력을 결합한 입문 프로그램도 활성화한다.
그는 “유도는 체력뿐 아니라 상대에 대한 존중, 자기 절제, 책임, 인내를 배우는 교육적 가치가 큰 종목”이라며 “학교 인성교육,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에 연계하면 청소년의 신체적·정서적 성장을 함께 지원할 수 있다”고 했다.
종목별 유소년 대회도 단순히 순위를 가리는 경쟁 중심에서 벗어나 참여, 성장, 교류의 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 경험이 부족한 어린이도 부담 없이 참가하고 스포츠에 대한 흥미를 이어갈 수 있는 대회 구조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장학·진로·스포츠과학 아우르는 생애주기별 지원
이 회장은 선수를 발굴하는 것만큼 운동을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재능 있는 선수가 경제적 부담, 진학 문제, 불확실한 진로 때문에 운동을 포기하지 않도록 장학금, 훈련용품, 대회 출전비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초·중·고교에서 대학, 실업팀으로 이어지는 연계체계를 강화하고 각 성장 단계에 맞는 훈련, 교육, 진로 상담을 제공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선수가 경기 성적만을 위해 존재해서는 안 된다”며 “학업, 운동, 진로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체육계, 교육계가 함께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은퇴 선수의 사회 진출을 지원하는 체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선수 경험, 종목 전문성을 활용해 지도자, 심판, 체육행정가, 스포츠과학 전문가, 스포츠산업 종사자 등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교육, 취업을 연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운동을 그만두는 순간 모든 지원이 끝나는 구조에서는 선수, 학부모가 미래를 불안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다”며 “선수 생활 이후까지 연결되는 진로체계를 갖춰야 우수한 인재가 안심하고 운동에 전념할 수 있다”고 했다.
스포츠과학을 활용한 맞춤형 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다. 체력 측정, 경기 영상 분석, 부상 예방, 재활, 영양관리, 심리상담 등을 선수별 훈련에 접목하고 서울시체육회, 스포츠과학 관련 기관의 협력도 강화한다.
특히 성장기 선수에게는 당장의 대회 성적보다 건강, 신체 발달,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우선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경험, 감각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선수의 신체 조건, 성장 단계, 종목 특성을 반영한 과학적인 훈련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부상으로 재능 있는 선수가 조기에 운동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예방, 재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전문·생활체육 선순환…종목단체 현안 공동 대응
이 회장은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을 별개의 영역으로 구분해서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시민의 생활체육 참여가 늘어나야 유망선수 발굴 기반이 넓어지고, 전문선수의 성과도 해당 종목에 대한 시민의 관심, 참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생활체육은 전문체육의 토대이고 전문선수의 활약은 시민에게 새로운 동기, 자부심을 제공한다”며 “두 영역이 서로 연결돼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목단체회장협의회 차원에서는 어린이, 청소년, 여성, 중장년층, 어르신, 장애인 등 대상별 생활체육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시민의 종목 선택권을 넓힐 계획이다.
서울시유도회도 어린이 놀이·예절 프로그램, 청소년 체력·자신감 향상 과정, 여성 호신술, 중장년층 생활유도 등 연령, 신체 조건에 맞춘 프로그램을 확대한다.
이 회장은 “시민 누구나 거주지 가까운 곳에서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며 “특정 종목에 참여가 집중되지 않도록 다양한 스포츠의 매력, 교육적 가치를 알려야 한다”고 했다.
종목단체 간 협력체계도 강화한다. 종목은 서로 다르지만 선수 육성, 훈련시설, 예산, 행정인력, 지도자 처우, 대회 운영 등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에는 공통점이 많기 때문이다.
종목단체회장협의회가 각 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공동 의제를 발굴하고 서울시체육회, 서울시, 서울시의회에 전달하는 현장 중심의 정책협의체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회장은 “개별 종목단체가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를 공동으로 논의하고 실질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종목단체회장협의회를 서울 체육의 발전 방향을 함께 설계하는 협력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안정적인 훈련시설 확충도 공통 현안으로 제시했다. 전문선수 훈련, 시민 프로그램, 지도자·심판 교육, 각종 대회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종목 특성을 반영한 훈련공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시설을 새롭게 조성하는 방안뿐 아니라 기존 공공체육시설의 효율적인 배분, 학교 체육시설 개방, 유휴공간 활용, 권역별 공동훈련시설 운영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체육단체의 공정성, 투명성, 선수 인권 보호도 강조했다. 선수 선발, 심판 배정, 대회 운영은 명확한 규정,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이뤄져야 하며 결과뿐 아니라 과정도 구성원들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체육계 폭력, 가혹행위, 언어폭력, 성 비위에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인권교육, 익명 신고체계, 피해자 보호절차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어떠한 경우에도 성적이 선수의 안전, 인권보다 앞설 수 없다”며 “공정한 경쟁, 상호 존중, 책임 있는 행정을 바탕으로 선수, 시민에게 신뢰받는 체육 환경을 만들겠다”고 했다.
‘2027 서울 세계유소년 유도대회’ 개최…국제교류 무대로
서울의 도시 경쟁력을 활용한 국제 스포츠대회 육성도 추진한다. 기존 대회의 운영 수준을 높이고 국내외 선수, 지도자,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서울형 국제대회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대회를 경기 중심의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유소년 선수 발굴, 국제교류, 시민 체험, 문화공연, 관광 활성화로 이어지는 스포츠 축제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이 회장은 “서울은 교통, 숙박, 문화, 관광 등 국제대회를 개최할 수 있는 우수한 인프라를 갖춘 도시”라며 “종목단체의 전문성, 서울의 도시 자원을 결합하면 세계인이 참여하는 경쟁력 있는 스포츠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해외 체육단체와 추진하는 친선대회, 합동훈련, 청소년 교류, 지도자 연수도 확대한다. 청소년 선수들이 국제경기 경험을 쌓고 다른 나라 선수들과 교류하며 스포츠를 통한 존중, 우정의 가치를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유도회는 미래 체육인재 육성, 국제교류 확대를 위해 ‘2027 서울 세계유소년 유도대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세계 각국의 유소년 선수들이 서울에서 기량을 겨루고 우정을 나누는 국제 스포츠 교류의 장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대회는 단순히 경기 성적을 가리는 데 그치지 않고 합동훈련, 유도 체험, 문화교류, 서울 관광 등을 연계한 유소년 스포츠 축제로 구성할 방침이다. 국내 유망선수에게는 국제경기 경험을 제공하고 해외 선수들에게는 서울의 문화, 도시 매력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유도회는 서울시, 서울시체육회, 대한유도회 등과 협력해 대회 일정, 장소, 참가 규모, 세부 프로그램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안전하고 공정한 경기 환경을 마련해 대회를 지속 가능한 서울 대표 국제유소년 스포츠대회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이 회장은 “2027 서울 세계유소년 유도대회는 세계 각국의 어린 선수들이 유도를 통해 서로를 존중하고 우정을 나누며 함께 성장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며 “서울의 우수한 스포츠·문화·관광 인프라를 활용해 미래세대에게 꿈과 국제경기 경험을 선물하는 대표 대회로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이어 그는 서울 체육의 가장 소중한 자산은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유소년 선수가 꿈을 키우고 전문선수가 역량을 펼치며 은퇴 선수가 경험을 사회에 돌려줄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 미래세대에게 희망을 주는 서울 체육을 만들겠다”고 했다.
7toy7@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