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점심리치료센터 1곳→4곳…고위험 아동 치료·회복·사후관리 강화
입양·학대 대응·일시보호 통합…2027년 ‘광역 컨트롤타워’ 가동
8월 29일 ‘2026 서울어린이 마음건강 페스타’ 열린다
서울어린이대공원서 마음회복·감정조절 프로그램 운영
국악·민속놀이·퓨전국악 공연 풍성…시민 누구나 무료 참여
[헤럴드경제=양정원 기자] 서울시 양육시설에서 생활하는 아동 2명 중 1명가량이 경계선지능이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우울·불안 등 정서·행동상의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단순 상담이나 일시적 치료만으로는 충분한 지원이 어렵다고 보고 조기 발견부터 전문 치료, 회복, 사후관리까지 이어지는 아동보호체계를 구축한다.
서울시는 2027년부터 아동복지센터를 고위험 아동 집중치료, 공적입양, 아동학대 대응, 일시보호 등을 아우르는 ‘광역 아동보호 컨트롤타워’로 개편한다고 23일 밝혔다.
2025년 기준 서울시 양육시설에서 생활하는 아동 1497명 가운데 719명, 48%가 경계선지능이나 ADHD, 우울·불안 등 정서·행동 문제를 겪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동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보호시설 아동의 심리·정서적 어려움은 여전한 만큼 조기 발견부터 전문 치료와 안정적인 회복까지 연결되는 지원체계가 필요하다는 게 서울시의 판단이다.
현장에서는 아동의 행동을 단순히 ‘문제’로 규정하기보다 행동 이면의 원인과 욕구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시 거점 심리지원 서비스를 이용한 한 시설 종사자는 “아동의 행동을 위험하고 문제라고만 생각했는데 이제는 힘들다는 신호로 이해하고 어떤 욕구가 있는지 살펴보게 됐다”며 “상담 이후 안정적인 생활이 유지되고 또래 관계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발달이 느린 아동에게 정기적인 심리 서비스를 제공해 놀이 발달 수준과 적응 상태를 확인하고, 새로운 시설과 또래 관계에 안정적으로 적응하도록 도운 사례도 있었다.
권역별 심리치료망 구축…아동·종사자·양육자 함께 돌본다
서울시는 이 같은 현장 수요에 대응해 현재 아동복지센터 1곳에서 운영하는 ‘거점심리치료센터’를 권역별 4곳으로 확대한다. 기존 센터에 더해 3개 심리상담센터를 추가 지정하고, 학대 조사·판정 단계부터 아동과 가족에게 전문 심리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ADHD, 우울·불안, 발달·정서·행동 문제를 겪는 아동에게는 놀이·미술치료, 감정코칭, 사회성 훈련 등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연계한다.
치료 종료 후 지원이 끊기는 문제도 개선한다. 동대문구 서울아동힐링센터는 현재 ADHD, 우울·불안 등으로 집중 치료가 필요한 만 10~17세 아동을 대상으로 기수별 6개월간 기숙형 보호치료 프로그램 ‘T-CARE’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는 앞으로 센터 퇴소 아동이 기존 양육시설로 돌아간 뒤에도 적응 상태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 추가 심리치료를 연계하기로 했다.
정서 회복과 또래 관계 형성을 돕는 2박 3일 숙박형 ‘마음치유 힐링캠프’도 새롭게 운영한다. 단순한 휴식 프로그램을 넘어 아동이 감정을 조절하고 또래와 건강한 관계를 맺는 능력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지원 범위는 아동뿐 아니라 시설 종사자와 양육자까지 확대된다. 시설 종사자에게 심리검사, 전문 자문, 소진 예방, 공감 형성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통합지원 모델 ‘케어원(CARE-ONE)’을 도입한다.
고난도 사례를 담당하는 종사자가 혼자 판단하고 감당하지 않도록 전문가 자문, 심리상담, 동료 지지 프로그램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부모와 위탁부모 등 양육자를 위한 ‘서울형 양육자 마음건강 상담실’도 운영한다. 자가검진부터 돌봄코칭, 온·오프라인 상담까지 단계별로 연계해 양육 스트레스를 줄이고 건강한 돌봄 환경 조성을 지원한다.
공적입양·학대 대응 통합…형제·자매 분리보호도 개선
공적입양 지원도 아동복지센터의 핵심 기능으로 편입된다. 2025년 7월 공적입양체계 개편에 따라 국내외 입양 업무가 민간 중심에서 보건복지부, 지방자치단체, 아동권리보장원 등 공공기관 중심으로 전환됐지만 현장에서는 입양 전후 정보 부족, 절차 지연, 사후관리 미흡 등의 어려움이 제기돼왔다.
서울시는 이에 따라 ‘입양·가정위탁 통합서비스’를 신설한다. 입양희망 부모 상담과 교육, 서류 준비 등 입양 전 절차부터 입양 이후 아동 발달관리, 양육지원, 입양가정 자조모임까지 하나의 체계로 연결한다.
아동학대 대응 분야에서는 자치구별 편차를 줄이는 데 주력한다. 현재 자치구별로 아동학대 사례판단회의가 운영되고 있지만 인력과 전문자원의 차이로 지역마다 대응 역량이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아동복지센터는 앞으로 아동학대 솔루션회의와 슈퍼비전을 통해 자치구, 아동보호전문기관, 아동학대피해아동쉼터의 고난도 사례 대응을 지원한다. 현장 인력을 위한 실무 컨퍼런스와 종사자 정서회복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아동 보호 과정에서 형제·자매가 연령에 따라 서로 다른 시설로 보내지는 문제도 개선한다. 현재 영유아는 아동복지센터, 초등학생부터 18세 미만 아동·청소년은 아동푸른센터에서 일시보호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아동학대로 부모와 분리된 10세 및 5세 남매가 연령 기준에 따라 각각 아동푸른센터와 아동복지센터에 떨어져 보호된 사례가 있었다.
서울시는 일시보호 기능을 아동푸른센터로 일원화하고 2027년 1월부터 전 연령 통합 일시보호체계를 가동한다. 이를 위해 연내 아동푸른센터에 영유아 전용 생활공간을 마련하고 필요한 인력도 확충할 계획이다.
아동복지센터는 1963년 문을 연 뒤 1965년 국내 최초 시립 아동상담소로 개칭됐으며 이후 아동학대 신고·조사, 전문상담, 심리치료 등 서울의 아동보호 업무를 담당해왔다.
이번 개편은 60여 년간 이어진 보호 중심 기능을 넘어 예방, 치료, 회복, 사후관리까지 아우르는 광역 아동보호 거점으로 역할을 확장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마채숙 서울시 여성가족실장은 “아동복지센터 기능 개선을 통해 단 한 명의 아동도 소외되지 않도록 서울시가 선도적으로 공적 보호체계를 한 단계 도약시키겠다”며 “아동의 안전과 건강한 성장은 물론 현장 종사자와 양육자까지 세심하게 살펴 아동이 행복한 서울을 만드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어린이 마음건강 페스타’…서울어린이대공원서 마음회복·감정조절 프로그램 운영
한편 오는 29일 서울어린이대공원 열린무대 일원에서는 어린이의 정서적 건강과 행복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2026 서울어린이 마음건강 페스타’가 열린다. 헤럴드미디어그룹이 주최하고 서울시, 서울어린이미래활짝센터, 서울아이발달지원센터, 서울시가족센터, 광진구육아종합지원센터 등이 참여하는 이번 행사는 ‘오늘은 내가 주인공’을 주제로 마련됐다.
이번 행사는 미래세대인 어린이의 마음건강을 사전에 살피고 일상에서 정서적 회복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예방형 축제다. 어린이들이 놀이와 체험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스트레스 해소, 감정 조절, 마음 회복, 또래 관계 형성 등 다양한 참여형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부모와 양육자에게는 자녀의 마음 상태를 이해하고 건강한 소통 방법을 익힐 수 있는 상담·교육 정보도 제공한다.
특히 정서·행동상의 어려움을 겪는 어린이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고 마음건강 문제를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상담과 전문 지원으로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단순한 일회성 행사를 넘어 아동, 가족, 전문기관,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통합지원 기반을 넓히고 치료 중심의 지원을 넘어 예방과 조기 개입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별공연으로는 ‘서울어린이 국악·민속놀이 한마당’, ‘서울 퓨전국악 페스티벌’ 등이 펼쳐진다. 어린이들이 우리 전통문화와 국악의 흥겨운 장단을 자연스럽게 접하고, 공연과 놀이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정서적 안정과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다채로운 무대를 마련했다.
축제는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되며, 시민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7toy7@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