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특검법 “3대 특검과 다른 결정, 사전에 협의해야” 규정
‘내부 고발자’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내란 혐의’로 기소
[헤럴드경제=최의종 기자] 3대 특검(내란·김건희·해병대원) 이후 남은 의혹을 수사하는 2차 종합특검팀(특검팀·권창영 특별검사)이 23일 수사 활동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공소유지 단계에 접어든다.
특검법상 특검 간 다른 결정을 하거나 공소유지에 영향을 미칠 사항에는 협의해야 하는 조항이 있지만, 제대로 된 협의가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향후 해당 조항이 공소유지 단계에서 주요 쟁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지난 12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윤석열 전 대통령을, 같은 죄명에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적용해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을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특검팀 출범 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첫 기소였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직후 우방국에 계엄 정당화 메시지를 전달하도록 공무원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했다고 본다. 신 전 실장도 이에 관여됐다고 본다.
특검팀의 기소로 윤 전 대통령이 받는 재판 개수는 다시 8개로 늘어났다.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수사 과정에서 지난해 1월 대통령 경호처를 동원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의 재판은 지난 7월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이 확정되면서 마무리된 바 있다.
특검팀은 지난 18일 윤석열 정부 관저 이전 과정에서 무자격 업체인 21그램 선정을 주도한 혐의가 있다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 등으로 윤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도 기소했다. 김 여사가 관저 이전 과정에서 21그램에게 특혜를 주고 고가 물품을 받았다고 판단했다. 특검팀의 기소로 김 여사가 받는 재판도 늘었다.
특검팀은 오는 23일 활동 종료를 앞두고 주요 피의자 신병 확보에 나서거나 공소 제기를 하는 ‘헤비테일’ 전략을 구사했다. 그러면서 활동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날마다 주요 피의자를 줄줄이 기소했다.
하지만 이 같은 줄기소가 추후 공소유지 단계에서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기존 특검과의 ‘협의’ 조항이 쟁점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검팀 활동과 운영의 근거가 되는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특검법)’이 지난 7월 개정되면서, 21조 3항에는 ‘수사·공소제기와 관련해 3대 특검의 결정과 다른 결정을 하거나 공소유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에 대해는 사전에 3대 특검과 협의해야 한다’라는 내용이 추가됐다.
이미 특검팀 수사와 관련해선, 앞서 내란특검이 참고인 또는 혐의없음 각하 처분한 인물에 대해 다시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피의자로 수사 범위를 넓히면서 특검 간 입장차가 눈에 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러면서 기존 3대 특검에서 진행했던 수사 내용 및 기존 수사인력과 함께 협의를 통해 특검 간 수사의 정합성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는데, 활동 종료와 함께 공소유지를 앞두고 이 부분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특검팀은 내란특검과 달리, 비상계엄 직후 ‘내부 고발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던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국정원) 1차장을 지난 19일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조태용 전 국정원장, 황원진 전 국정원 2차장, 김남우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도 함께 기소됐다.
특히 특검팀은 내란특검과 달리 ‘내란 종료 시점’을 2024년 12월 4일 비상계엄 해제 공표 시기가 아닌,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직무가 정지된 같은 달 14일로 판단하면서 이은우 전 한국정책방송원(KTV) 원장을 내란선전 혐의로 기소하는 등 주요 피의자들에 대해 내란 혐의를 무더기로 적용했다.
하지만 특검팀 반란죄 고발사건과 조 대령 기소 여부에 대한 의견을 구하는 것 외에 내란특검 등 기존 특검에 다른 의견을 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내란특검은 지난 5일 “협의는 단순히 의견만을 듣는 것이 아니라 협력해 의논해야 하는 것”이라며 “형식적으로 의견을 들으라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협의하라는 의미”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내란특검이 우려하는 지점은 지난 4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된 개정 형사소송법에 ▷중대한 위법수사에 기해 공소가 제기됐을 때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해 공소가 제기됐을 때가 공소기각 사유로 추가된 부분이다. 협의 미이행 등을 포함해 특검팀 수사 과정에서 중대한 절차적 하자로 평가되면 공소기각까지 될 수 있다고 볼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특검팀과 내란특검은 ‘협의’와 별개로 사안마다 대립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사건 이첩 갈등이다. 내란특검은 해당 사건이 공소기각 판결이 나온 뒤 사건을 특검팀에 넘긴다고 밝혔다. 그러자 특검팀은 이첩 대상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법조계에서는 특검팀이 무더기로 내란 혐의를 적용해 관련자를 재판에 넘긴 상태에서 공소기각 결정을 쉽게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재판 단계에서 피고인 측이 해당 조항을 지키지 않은 점을 문제 삼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란 종료 시점을 연장한 점도 향후 치열한 법정 다툼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법원이 덩어리로 공소기각을 하기도 쉽지 않겠지만 규정이 있는데도 협의하지 않았다는 것이 법정에서 쟁점이 될 수 있는 사안”이라며 “만약에 공소기각이 되면 그 책임을 어떻게 물지도 봐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bell@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