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탱크 CAP에 보고서 철회·사과 요구
불응 시 50억달러 명예훼손 소송 예고
[헤럴드경제=문이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도시에 주방위군을 투입한 조치가 폭력범죄 감소에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는 보고서를 낸 진보 성향 싱크탱크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예고했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알레한드로 브리토는 지난 17일 싱크탱크 미국진보센터(CAP)에 서한을 보내 보고서를 철회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과하지 않으면 50억달러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통보했다.
CAP는 트럼프 행정부가 워싱턴DC와 로스앤젤레스, 멤피스 등에 주방위군을 투입한 조치가 폭력범죄 감소에 거의 효과가 없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지난 13일 공개했다.
CAP는 2023년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해당 도시의 살인과 폭력범죄, 총기 피해 데이터를 분석했다. 주방위군 투입과 범죄율 변화 사이에 통계적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주방위군 배치를 올해 말까지 이어갈 경우 납세자 부담이 17억달러(약 2조4000억원)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보고서는 “병력 배치의 주된 목적이 범죄 차단이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의 위험한 권력 장악 시도”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서가 공개되자 소셜미디어를 통해 “또 다른 급진 좌파의 사기극”이라고 비난했다. 약 일주일 뒤 트럼프 대통령 측은 CAP가 보고서를 철회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거액의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CAP는 반발했다. 니라 탠던 CAP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겁먹거나 굴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수정헌법 제1조가 보장하는 근본적 권리 중 하나는 어떤 행정부의 주장과 배치되는 사실과 분석도 공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번 소송은 우리를 침묵시키려는 노골적인 시도”라고 말했다.
NYT는 이번 소송 예고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과 기관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확대해온 흐름의 연장선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 이후 영국 공영방송 BBC와 NYT 등 유력 언론사를 상대로 잇따라 소송을 제기했다. 2024년 대선을 앞두고 아이오와주에서 패배할 것이라는 여론조사를 보도한 지역지 디모인 레지스터를 상대로도 선거 개입을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이 같은 법적 대응 가운데 상당수는 법원 심리 단계에서 제동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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