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보건청 의료기술평가(HTA) 보고서 공개
말초혈관폐색 등 증상별 시험 결과 분석 제시
국내 급여적정성 재평가 진행, 평가결과 주목
은행잎추출물 제제의 인지기능저하 개선효과가 스위스의 임상평가에서 확인됐다. 말초동맥폐색증과 어지럼증에 대해서도 긍정적 평가결과가 제시됐다.
이런 내용을 담은 스위스 연방보건청(FOPH)의 의뢰로 작성된 ‘의료기술평가(HTA·Health Technology Assessment)’ 보고서가 최근 공개됐다. HTA 보고서는 현지 헬스케어컨설팅그룹 첸코라(Cencora)가 작성했다.
보고서는 은행잎추출물의 임상·경제적 근거 확인을 위해 인지기능저하, 말초동맥폐색증, 어지럼증 등 주요 적응증에 대한 40여건의 무작위 대조시험 결과를 분석했다. 이어 각 적응증별 유효성과 안전성 평가결과를 제시하는 형태로 작성됐다.
첫째 인지기능저하에 대해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개선효과가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말초동맥폐색증과 어지럼증 적응증에 대해서도 긍정적 평가결과가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이는 약제의 급여적정성을 평가하는 단계의 보고서로, 급여 삭제나 제한에 대한 권고는 하지 않는다. 다만 FOPH는 이번 HTA 결과와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결과 등을 종합 검토해 급여적정성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은행잎제제에 대한 급여적정성 재평가 절차가 진행 중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4월 재평가 대상으로 ‘은행엽엑스(은행잎추출물)’, ‘도베실산칼슘수화물’, ‘실리마린(밀크씨슬추출물)’ 등 3개 성분을 선정했다.
국내 재평가 때도 해외 HTA 보고서가 검토 근거로 활용된다. 이번 스위스건 역시 재평가 논의 때 참고될 전망이다. 보건당국은 해외 HTA 결과와 함께 국내 임상진료환경, 진료지침, 대체가능성 등을 고려해 재평가한다.
혈액순환개선제로 알려진 은행잎추출물은 국내에서 어지럼증, 이명, 간헐성 파행(보행 때만 나타나는 장애) 등의 적응증으로 처방된다. 최근에는 인지저하 개선효과가 알려지면서 경도인지장애 및 치매에도 처방되는 성분이다.
보고서는 추출물의 인지기능저하에 대해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효과가 확인된 것으로 평가했다. 치매로 인한 인지저하 환자에게 추출물 240mg을 투약한 결과 위약 인지기능, 신경정신증상, 건강 관련 삶의 질, 기능상태를 개선하는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결론내렸다.
국내에서 급여가 적용되고 있는 간헐성 파행과 관련해 보고서에는 말초동맥폐색증에 대한 분석을 통해 확인한 효과가 수록됐다. 이 병증은 하지동맥이 심하게 좁아지거나 막혀 다리로 혈액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유발된다. 전형적 증상은 ‘간헐성 파행’. 가만히 있을 땐 다리가 아프지 않다가 걸으면 종아리 통증이 나타나고 멈추면 증상이 낫는다.
무작위 위약 대조시험 결과의 종합분석에서 추출물 투여군의 통증 없는 보행거리 및 최대 보행거리가 위약군 대비 유의하게 개선됐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추출물 120mg 및 160mg을 24주간 투여한 결과, 위약 대비 통증 없는 보행거리가 각각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증가했다. 두 결과 모두 문헌상 ‘최소 임상적으로 중요한 차이(MCID)’인 20m를 상회했다. 120mg 용량 24주간 투여의 경우 위약 대비 통증이 유의하게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어지럼증과 관련해선 은행잎추출물과 기존 어지럼증 치료제인 베타히스틴을 비교한 2건의 무작위 활성대조시험 결과가 포함됐다. 보고서는 12주 후 어지럼증 관련 증상 개선정도가 베타히스틴 투여군과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특히 추출물 240mg과 베타히스틴 32mg을 비교한 연구에서는 추출물 투여군의 이상반응 발생위험이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처방 약제에 대한 급여적정성 재평가는 주기적으로 이뤄진다. 그 결과 지난해 콜린알포세레이트가 선별급여로 전환됐다. 환자 부담금이 증가함에 따라 은행잎제제는 베타아밀로이드 감소효과가 확인되면서 기존 콜린시장을 빠르게 대체해 나가고 있다.
유비스트에 따르면, 올 상반기 콜린 처방액은 약 20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1% 감소했다. 은행잎은 약 5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4% 증가했다.
오래 전 은행잎제제를 출시한 SK케미칼, 유유제약에 이어 최근엔 유한양행, 한미약품, 일동제약 등도 같은 성분의 제품을 내놓고 있다.
업계에서는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 처방돼온 콜린에 대한 확실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은행잎제제가 치매증상 관리와 개선에 중추적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조문술 선임기자
freiheit@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