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핵무기 구체적인 숫자 첫 언급

北 핵보유국 기정사실 인정 시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북한이 57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올해 안에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핵 보유 정황을 구체적인 숫자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올해 안에 김정은과 만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다. 만날 것이다(I will be)”라고 답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이르면 올가을 김 국무위원장과의 대면 회담을 성사시키라 지시했고, 참모들은 오는 11월 18∼19일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보도했다. ▶관련기사 5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6일 갑작스레 한미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를 대폭 축소하라 지시한 것도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번째 임기때 싱가포르, 베트남 하노이 등에서 김 위원장과 회담했으나 비핵화 성과는 내지 못했고, 2019년 6월 판문점 만남을 끝으로 후속 회담이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편지를 교환했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말할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나는 그와 잘 지내고 있다. 내가 그와 잘 지낸다는 사실은 나쁜 게 아니라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그(김 위원장)는 57개의 매우 강력한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보유 핵무기의 수가 미국 대통령의 입에서 구체적으로 나온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북한이 핵탄두를 60개 이상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해온 전문가들의 의견과도 비슷한 규모다.

이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기정사실로 인정한다는 뜻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아시아 순방길에 나서며 북한을 “일종의 핵 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애초에 그런(북한의 핵 보유) 일이 일어나도록 허용해선 안 됐다.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절대 허용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를 비판한 뒤 “하지만 이미 그가 그 무기를 갖게 됐으니 나는 그와 아주 잘 지내고 있다”는 말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를 갖게 할 수는 없다”면서도 “나는 김정은을 매우 잘 알고 있고 그는 괜찮을(fine) 것”이라고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김정은)와 우호적인 관계이고, 적어도 앞으로 2년 반 동안은 어떤 일도 일어날 것으로 보지 않는다. 내가 있는 동안에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가 북한을 겨냥해 대규모 군사 훈련을 벌인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앞서 한미연합훈련 축소를 지시한 배경을 거듭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솔직히 말해, 적어도 내 임기 동안에는 매우 잘 행동해 온 누군가에게 매우 모욕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누군가는 김 위원장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이란전 과정에서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관련 지원 요청을 거절했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며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작 한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원유의 60%를 들여온다”라고도 했다. 이어 “내가 ‘도움을 주겠느냐’고 물으니 그는 ‘아니요, 사양하겠습니다’(No, thank you)라고 했고, 나는 ‘좋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말했다”며 앞서 밝힌 이재명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재차 소개했다. 도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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