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감원장 취임 1주년 맞아 향후 계획 발표
8~9월 은행 ETF 신탁 판매 검사…9월 이후 수수료 체계 손질
보험사기 혐의 병원 하반기 집중조사, 문제 GA는 ‘끝장 검사’
자본시장에선 부당이익 환수·시장 퇴출로 주가조작 차단 나서
[헤럴드경제=박성준·홍태화 기자] 금융감독원이 이달부터 다음 달까지 은행의 상장지수펀드(ETF) 신탁 판매에 대한 검사에 들어간다. 하반기에는 보험사기가 의심되는 병원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불법 영업을 반복해 온 법인보험대리점(GA)에 대해서는 ‘끝장 검사’를 예고했다. 소비자보호와 민생금융을 앞세워온 이찬진 금감원장이 취임 2년 차에 접어들며 검사·조사로 대응 수위를 끌어올린다.
금감원은 13일 이 원장 취임 1주년(14일)을 하루 앞두고 지난 1년의 주요 성과와 향후 계획을 공개했다. 금융 부문에서는 소비자보호와 민생금융이, 자본시장 부문에서는 불공정거래 엄단이 축을 이뤘다. 하반기 중 소비자보호 성과를 종합 평가해 발표한다는 계획도 담겼다.
은행 ETF부터 GA까지…판매 현장 전방위 검사
먼저 금감원은 8~9월 ETF 신탁을 판매한 은행을 상대로 신탁수수료 설명의무를 지켰는지 들여다본다. 은행에서 ETF에 가입하면 증권 계좌에서 직접 사고파는 것과 달리 신탁 방식으로 운용돼 실시간 매매나 매매가격 지정이 어렵고, 별도 수수료가 붙는다. 증시 호황으로 주요 6개 은행의 ETF 판매액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64조원, 같은 기간 신탁수수료 수익은 5864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5월 한 달 수수료 수익(1036억원)은 지난해 12월(102억원)의 10배를 웃돈다. 검사가 끝나는 9월 이후에는 업계·협회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수수료 체계와 은행 성과평가(KPI), 판매 절차를 손보기로 했다.
보험에선 병원과 정비업체 등 ‘제3자 리스크’를 통제할 가이드라인이 예고됐다. 진료비나 수리비를 결정하는 쪽이 영리 목적으로 과잉 진료·수리를 유도하면 그 비용이 보험금으로 빠져나가 결국 보험료를 밀어 올린다는 판단에서다. 소비자가 읽기 어려운 보험 약관과 상품설명서는 핵심 정보 위주로 전면 개편하고, 가입자를 대신해 보험금을 청구하는 대리청구인 지정 대상도 치매보험에서 암·뇌·심혈관보험으로 넓힌다.
아울러 금감원은 탈법적 영업 관행이 반복되는 GA를 선별해 끝장 검사를 실시하겠다고 강조했다. GA는 여러 보험사 상품을 한데 모아 파는 판매 조직으로, 현재 보험시장의 최대 판매 채널이다. 금감원은 위법 사항은 무관용 원칙으로 제재하는 것은 물론, 컨설팅업 등 겸영이 금지되는 업종을 넓히고 설계사에게 주는 특별이익의 기준을 명확히 하는 종합 감독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이와 함께 상품을 설계하는 단계부터 보험사·은행 등 제조사와 판매사, 감독당국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금융소비자보호법 개정안을 마련한다. 법 개정을 기다리지 않고 중요한 사항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먼저 적용하기로 했다. 이런 사전예방 체계가 현장에서 작동하는지 점검한 뒤 하반기 중 소비자보호 성과를 종합 평가해 공개한다.
민생금융 분야에서는 보험사기 혐의 병원 집중조사가 하반기 과제로 제시됐다. 금감원은 비만치료제를 미끼로 제공하거나 인공지능(AI)으로 의료기록을 위·변조한 보험사기에 대응해 왔다. 불법 추심과 최고금리 위반을 잡아내기 위해 이달 경기도 특별사법경찰과 온라인 대부중개 사이트를 합동 점검한다.<본지 3월 1일 비만치료제 놓고 체외충격파로 실비 청구…도수치료 막히자 ‘신종 비급여 사기’ 판친다 참조>
금감원 직원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민생 분야 특사경 도입도 추진된다. 내년 1월 시행을 목표로 특사경 직무 범위에 대부업법과 채권추심법을 추가하는 법 개정이 진행 중이다. 군 장병의 대부업 대출을 제한하고, 저축은행 예대율을 계산할 때 비수도권 대출을 유리하게 반영해 지방 자금 공급을 늘리는 방안도 하반기에 추진된다.
특사경 수사 전환·DART 개편…자본시장 4개 분야 손질
자본시장 부문에서도 ▷불공정거래 엄단 ▷공시제도 정비 ▷자산운용사 의결권 행사 점검 ▷모험자본 공급 확대 등 4개 분야 계획을 함께 내놨다.
우선 긴급·중대 불공정거래 사건을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 수사로 적극 전환해 조사와 수사를 원스톱으로 처리한다. 불공정거래 행위자에 대해서는 과징금 부과 등으로 부당이익을 환수하고, 거래 제한과 상장사 임원 선임 제한 등 시장 퇴출 조치를 통해 주가조작을 원천 봉쇄한다는 방침이다.
주주 권익 보호를 위한 제도개선도 이어간다. 금감원은 개정 상법의 주주 충실의무 취지가 현장에서 구현되도록 공시 서식 등을 정비하고, 공시 정보의 비교·분석 기능을 강화해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자공시시스템(DART) 기능 개선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또 자산운용사의 의결권 행사·주주권 행사 체계에 대한 점검을 지속하고, 점검 결과 우수·미흡 사례를 공개하는 이른바 ‘네임 앤드 셰임(Name & Shame)’ 방식으로 운용업계의 스튜어드십코드 정착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8~9월 중에는 공·사모운용사를 대상으로 점검기준과 결과를 안내하는 설명회도 연다.
모험자본 공급을 늘리기 위해 발행어음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추가 인가 심사와 2차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 출시를 지원하고, 모험자본 인정 범위 확대와 종투사 건전성 규제 개편도 추진한다. 현재 종합투자계좌(IMA)·발행어음을 취급하는 종투사 7개사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9조6000억원의 모험자본을 공급하고 있다. 이는 올해 공급 의무비율(10%)을 웃도는 수준이다. 이 의무비율은 2027년 20%, 2028년 25%로 단계적으로 높아진다.
한편, 지난 1년 금감원은 소비자보호총괄 부문을 원장 직속에 두는 조직개편(1월)과 금융소비자보호자문위원회 출범(3월)으로 소비자보호 체계를 재편했다. 자문위는 세 차례 회의에서 32개 안건을 다뤘고, 올해 상반기 보험 분쟁민원 처리 건수는 1만4069건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24.8% 늘었다. 자본시장에서는 영풍·고려아연 회계 감리 제재와 불공정거래 관계자 6명 구속기소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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