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4대 학군지 전세 전수조사
8.2만 가구에 전세 매물, 세자릿수 불과
목동·중계 아파트 단지 60% 이상 ‘0건’
토허제·전세대출 강화로 실거주 ↑ 영향
임차 수요가 높은 서울·경기 주요 학군지 지역의 전세난이 갈수록 심화되는 양상이다. 대치·목동·중계·평촌 등 일대에 8만가구가 넘는 아파트가 있지만 전세 매물은 단 600여 건으로, 전체 가구수 대비 전세 매물 비중이 1%에도 못 미치는 ‘매물 기근’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헤럴드경제가 서울 강남구 대치동·양천구 목동·노원구 중계동·경기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 등 4곳의 아파트 단지를 전수조사한 결과, 이날 기준 등록된 전세 매물은 659건으로 집계됐다. 4개 지역에는 190개 단지, 총 8만2151가구가 밀집해 있는데 매물건수는 세 자릿수에 불과하다.
지역별로 전세 매물이 ‘0건’인 단지도 다수다. 전체 2만5335가구가 분포된 목동은 88개 단지 중 55곳(62.5%)이 전세 매물이 아예 없다. 목동우성아파트(332가구), 목동e편한세상아파트(276가구), 목동삼익아파트(277가구) 등 200~300가구 규모 소단지들은 전세 매물이 자취를 감췄고,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인 목동신시가지1·2단지(1640가구·1882가구)는 각 4건, 한신청구아파트(1512가구)는 3건 등 손에 꼽힐 정도다.
강북 대표 학군지로 꼽히는 중계동 또한 51개 단지(2만8186가구) 중 전세 매물이 사라진 아파트는 32곳(62.7%)에 달한다.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저렴해 다른 학군지 대비 수요가 더 집중되는 중계동 일대에선 대단지마저 전세 0건인 곳도 찾아볼 수 있다. 중계주공2단지는 1800가구 규모인데 전세 매물이 없고, 건영3차(948가구), 건영2차(742가구) 등도 마찬가지다. 2000가구 안팎의 경남롯데상아아파트(1890가구), 중계무지개2단지(2433가구)도 매물이 1~2건밖에 없다. 평촌동(1만5606가구)과 대치동(1만3024가구) 또한 현재 나와있는 전세 매물이 각각 43건, 51건으로 전체 가구수 대비 매물 비중이 0.2~0.3% 수준이다.
이 같은 학군지 지역의 매물 가뭄 현상은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로 인한 실거주 의무 적용, 전세대출 규제 강화, 공급부족 등과 세제개편안 발표에 따른 실거주 전환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학군지는 기존에도 자녀 교육을 위한 임차 수요가 많은 곳인데,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면서 기존 전세 유통물량 공급이 감소했다. 아울러 전세대출 문턱이 높아지며 월세화가 가속화된 데다, 전셋값 상승으로 갱신계약을 택하는 기존 세입자가 늘어나며 신규 매물 출회 급감으로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 비거주 1주택은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액을 9억원으로 낮추고,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 축소 등 세 부담을 대폭 늘리는 방안이 담기면서 세입자를 내보낸 후 실거주를 고민하는 소유주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부동산 시장에선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집을 비워놔야된다’는 부담감이 많이 느껴진다”며 “정책 불확실성이 있고, 비거주자에 대한 세제상 불이익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일단 실거주를 하고 보자’는 소유주가 많아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학군지 또한 지금 실거주를 하지 않아도 되는 분들이 일단 임차계약이 만기가 되면 바로 내보내고 소유주 본인이 들어가는 선택을 많이 하는 경향”이라고 덧붙였다. 신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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