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업 영업익 76% 아시아서 벌어

인도 철강→소비재로 고객 다변화

베트남 물류법인 지분 100% 확보

태국 CP그룹 협업으로 외형 확대

계약물류 중심으로 수익성 강화

CJ대한통운의 태국 방나지역 소재 중앙물류센터 ‘스마트 허브 방나’ [CJ대한통운 제공]
CJ대한통운의 태국 방나지역 소재 중앙물류센터 ‘스마트 허브 방나’ [CJ대한통운 제공]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CJ대한통운이 수년간 체질을 바꿔온 아시아·태평양(APAC) 사업이 본격적인 결실을 내기 시작했다. 인도에서는 철강 중심 사업을 소비재로 넓히고, 베트남에서는 중복 사업을 걷어내 계약물류에 집중하는 등 국가별 ‘리툴링(사업 재편)’이 맞아떨어지면서 매출뿐 아니라 수익성까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의 올해 2분기 APAC 사업 매출은 46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6억원으로 32.2% 뛰었다.

전체 해외 사업과 비교하면 수익성 개선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APAC 사업은 글로벌사업부 매출의 약 38%를 차지하면서도 영업이익의 76% 이상을 책임졌다. 올해 2분기 글로벌사업부 전체 매출은 1조20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04억원으로 1.4% 감소했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여파로 프로젝트 포워딩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다.

현재 CJ대한통운은 인도와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 6개국에서 113개 물류 거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고객사는 약 2520곳에 달한다. 최근 5년간 APAC 사업의 연평균 매출은 1조5261억원, 영업이익은 382억원 규모다.

CJ대한통운, 아시아·태평양(APAC) 사업 2분기 실적
CJ대한통운, 아시아·태평양(APAC) 사업 2분기 실적

이러한 실적 개선은 수년간 진행해온 국가별 사업 리툴링의 결실이다. 단순히 해외 거점을 늘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수익성이 낮거나 사업 영역이 겹치는 법인을 정리하고, 국가별로 경쟁력이 있는 계약물류와 보관·배송(W&D) 사업에 투자를 집중해 왔다.

인도가 대표적이다. 그동안 타타스틸, JSW 등 철강 고객을 중심으로 수송사업을 벌여왔다면, 최근에는 릴라이언스그룹 등 소비재 고객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트럭 등 운송차량 투자도 늘리고 있다. 이 같은 다변화에 힘입어 2분기 인도 계약물류 매출은 소비재 신규 수주를 기반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성장했다. 향후에는 보관·배송과 수송을 결합해 인도 사업을 종합물류 체계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CJ대한통운, 아시아 지역 사업재편 내역
CJ대한통운, 아시아 지역 사업재편 내역

베트남에서는 사업 구조 자체를 다시 짰다. CJ대한통운은 2018년 현지 물류·항만 기업 제마뎁과 손잡고 물류와 해운 법인을 각각 합작 형태로 운영해왔다. 하지만 올해 지분 스왑을 통해 CJ대한통운은 물류부문 지분을 100% 확보하고, 대신 보유하던 해운부문 지분을 제마뎁에 넘겼다. 공동 경영하던 두 사업을 분리해 CJ대한통운은 물류에, 제마뎁은 해운에 각각 집중하는 구조로 재편한 것이다.

핵심은 ‘선택과 집중’이다. CJ대한통운은 베트남 전역에 구축한 물류망을 바탕으로 직접 운영하는 물류센터를 늘리고, 국내에서 쌓은 보관·배송 운영 노하우와 물류 기술을 현지에 적용할 계획이다. 꼰끙, 펩시코 등 현지 주요 고객사를 대상으로 상품 보관부터 운송까지 맡는 계약물류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태국에서는 CP그룹과의 협업을 기반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CP 엑스트라와 손잡고 아유타야주 왕노이의 6만7000㎡ 규모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며, 향후 총 16만4000㎡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상온 상품부터 신선·저온 식품까지 취급하며 콜드체인과 통합 물류 운영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올해 3월 베트남 호치민시 소재 CJ빌딩에서 이종훈(왼쪽에서 세 번째) CJ대한통운 경영지원실장, 응우엔 탄 빈(네번째) 제마뎁 CEO가 제마뎁 물류-해운 지분거래 계약 체결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CJ대한통운 제공]
올해 3월 베트남 호치민시 소재 CJ빌딩에서 이종훈(왼쪽에서 세 번째) CJ대한통운 경영지원실장, 응우엔 탄 빈(네번째) 제마뎁 CEO가 제마뎁 물류-해운 지분거래 계약 체결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CJ대한통운 제공]

CJ대한통운의 APAC 경쟁력은 이처럼 현지에서 직접 운영하는 물류 인프라와 시스템 운영 역량을 결합하는 데 있다. 임차 시설에만 의존하기보다 자가 거점을 확보해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물류 흐름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가시성 서비스를 접목해 고객사를 장기간 묶어두는 구조다.

향후 국가별 계약물류 사업을 국제운송인 포워딩과 연결하는 것이 목표다. CJ대한통운은 생산지에서 출발한 화물을 국제운송하고 현지 물류센터에서 보관한 뒤 최종 배송까지 연결하는 ‘글로벌 E2E(엔드 투 엔드)’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태국 방콕에 위치한 CP 엑스트라 본사에서 진행된 체결식에서 (왼쪽부터) CP 엑스트라 티라유 송벳카셈 최고디지털책임자와 타닛 치라바논 대표, CJ대한통운 신영수 대표이사와 조나단 송 글로벌사업부문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CJ대한통운 제공]
지난해 11월 태국 방콕에 위치한 CP 엑스트라 본사에서 진행된 체결식에서 (왼쪽부터) CP 엑스트라 티라유 송벳카셈 최고디지털책임자와 타닛 치라바논 대표, CJ대한통운 신영수 대표이사와 조나단 송 글로벌사업부문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CJ대한통운 제공]

포워딩 사업이 국제 운임과 지정학적 변수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반면, 현지 기업과 장기 계약을 맺고 창고·운송을 담당하는 계약물류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APAC 확대에 힘을 싣는 배경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안정적인 배송 서비스와 공급망 관리가 중요해지면서 CJ대한통운과의 협력을 원하는 화주들은 늘어나고 있다”며 “앞으로는 그 범위가 해외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wat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