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제조업 10개 노조·1000명 공동대응 나서

8년 새 출하량 44% 급감…가동률도 15%대로 추락

“산업정책 논의서 제조노동자 배제…사회적 대화 참여해야”

전국레미콘제조노조도 창립…조직률 5.6%→20% 목표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 레미콘분과위원회 발대식 [한국노총 제공]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 레미콘분과위원회 발대식 [한국노총 제공]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한국노총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이 레미콘 제조업 노동자들의 공동대응 조직인 ‘레미콘분과’를 출범시키고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레미콘산업분과’를 설치할 것을 요구했다.

건설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레미콘 출하량이 8년 새 40% 넘게 감소한 가운데 산업 구조조정과 고용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제조노동자가 산업정책 논의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11일 노동계에 따르면 화학노련은 전날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레미콘분과 발대식을 열고 분과를 공식 출범시켰다. 레미콘분과에는 연맹 산하 레미콘 제조업 관련 10개 단사 노동조합, 조합원 약 1000명이 참여한다. 분과회장은 김의돈 동양 노동조합 위원장이 맡았다.

분과가 출범과 동시에 내건 핵심 요구는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사노위에 ‘레미콘산업분과’를 설치하는 것이다. 레미콘 제조노동자가 산업정책과 제도 개선 논의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상설 사회적 대화기구를 만들자는 취지다.

화학노련은 그동안 레미콘산업 관련 정책과 제도 논의가 사용자와 건설사, 운송사업자, 정부·발주기관 등을 중심으로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생산·출하·품질관리·설비관리·영업·관리 등을 담당하는 제조노동자들은 산업 변화의 영향을 직접 받으면서도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제도적 통로가 사실상 없었다는 것이다.

특히 건설경기 부진에 따른 레미콘산업의 위기가 제조 현장의 고용불안으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레미콘공업협회의 ‘2025년 통계연보’에 따르면 전국 레미콘 출하량은 2017년 1억7429만㎥에서 지난해 9766만㎥로 44.0% 감소했다. 같은 기간 평균 가동률도 28.52%에서 15.18%로 13.34%포인트 떨어졌다. 공장을 정상적으로 가동할 수 있는 물량 자체가 크게 줄어든 셈이다.

레미콘분과는 출하량 감소와 공장 재편뿐 아니라 원자재 가격과 운송비 변동, 공공조달제도와 각종 산업규제가 제조 현장의 고용과 노동조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물량 감소와 사업장 재편에 따른 부담이 인력 감축이나 노동강도 증가, 고용불안으로 전가되는 것을 막으려면 개별 사업장을 넘어 업종 차원의 공동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조직 확대에도 나선다. 레미콘분과 자체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레미콘 제조노동자는 약 1만8000명이다. 현재 분과에 참여한 조합원 약 1000명을 기준으로 하면 조직률은 5.6% 수준이다. 분과는 향후 조직률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의돈 레미콘분과 회장은 “레미콘 제조노동자는 산업의 위기와 구조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면서도 산업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는 참여하지 못했다”며 “경사노위 레미콘산업분과 설치를 통해 제조노동자의 고용과 안전, 노동조건이 산업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견우 화학노련 위원장도 “레미콘산업을 지속 가능하게 유지하려면 생산현장을 담당하는 제조노동자의 의견이 정책 논의에 반영돼야 한다”며 “레미콘분과가 현장의 요구를 모으고 사회적 대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연맹 차원에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레미콘분과는 앞으로 ▷경사노위 레미콘산업분과 설치 ▷미조직 노동자 조직화 ▷레미콘산업 규제개혁 ▷고용·산업안전 공동대응 ▷정부·국회 정책대응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별도의 산별노조 조직화도 시작됐다. 화학노련은 레미콘분과 발대식이 열린 같은 날 오후 ‘전국레미콘제조노동조합’ 창립총회를 열었다. 신설 노조는 앞으로 전국 레미콘 제조노동자를 대상으로 조합원 가입을 확대할 계획이다.


fact051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