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도 대중 바이오 투자 규제법 발의…‘1260H’ 이어 포위망 격화
中우시앱텍, 상반기 매출 289억위안·영업익 135억위안…여전히 상승세
12월 생물보안법 우려기업 최종 명단 공표 분수령…국내 CDMO 반사이익 기대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미국의 대(對)중국 바이오 기술·자본 차단망이 한층 정교해지는 가운데, 규제의 직격탄을 맞은 중국 바이오 핵심 기업들의 실적과 행보에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미 국방부의 중국 군사기업 지정과 미 의회의 외화 유출 차단 입법이 동시다발로 가속화되는 악조건 속에서도, 합성·소분자·TIDES 전문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우시앱텍은 올해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강한 저력을 과시했다.
미국 정부의 대중국 바이오 견제는 인프라를 차단하는 ‘생물보안법(Biosecurity Act)’을 넘어 미국 자본과 지적재산권(IP) 유출을 원천 봉쇄하는 방향으로 고도화되는 양상이다. 미 국방부는 최근 국방권한법(NDAA) 섹션 1260H 규정에 따라 우시앱텍과 BGI 그룹 등 188개 기업을 ‘중국 군사 기업’ 명단에 올렸다.
특히 하원에 이어 미 상원에서도 대중국 바이오 투자를 연방 정부 차원에서 엄격히 심사 및 규제하는 초당적 입법이 전격 발의되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 상원의 엘리사 슬롯킨(민주당) 의원과 피트 리켓츠(공화당) 의원은 지난 6일 초당적으로 ‘바이오기술 투자 국가안보법(BINSA)’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하원 중국특별위원회 존 물레나르 위원장이 동 법안을 발의한 데 이어 상원까지 합세한 것이다.
BINSA 법안은 미국 자본이 적성국의 첨단 기술 분야로 유입되는 것을 통제하기 위한 ‘포괄적 해외투자 국가안보법(COINS)’의 심사 대상에 의약품 개발, 바이오의약품 제조, 임상 연구 등 바이오기술 분야를 전격 포함시키는 것을 골자로 한다. 법안이 통과되면 중국 관련 기업과의 라이선스 계약, 합작 투자, 지분 투자가 미 재무부의 정밀 검토 대상이 되며, 미 국방부는 미국 자본의 중국 바이오 유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60일 이내에 평가해야 한다. 인바운드 규제인 생물보안법과 아웃바운드 규제인 BINSA가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며 중국 바이오 생태계의 자금줄과 기술 이전을 동시에 틀어막는 셈이다.
이 같은 정치·외교적 가시밭길 속에서도 우시앱텍이 공개한 2026년 반기 실적 보고서는 시장의 우려를 비웃듯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우시앱텍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288억9748만위안(약 5조5300억원), 영업이익은 135억1755만위안(약 2조5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93%, 36.44% 급증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110억8017만위안(약 2조1200억원)으로 29.43% 늘어났다.
실적 성장의 견인차는 주력인 화학 사업과 차세대 모달리티 플랫폼이었다. 화학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53.28% 급증한 249억8595만위안을 기록했으며, 특히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및 다단백(TIDES) 사업 매출이 72억6000만위안으로 44.3% 폭증하며 고성장을 이끌었다. 미중 갈등 속에서도 글로벌 제약사들의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 및 상용화 생산 수요가 수기 실적 공백을 상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견조한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우시앱텍을 둘러싼 사법 및 지정학적 리스크는 시한폭탄으로 남아있다. 1260H 명단 등재는 올해 말 미국 관리예산국(OMB)이 발표할 생물보안법상 ‘우려 바이오기업’ 최종 확정 명단의 전초전으로 평가된다. 법안 규정상 미 국방부의 1260H 목록에 오른 바이오기업은 생물보안법상 우려기업으로 자동 편입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우시앱텍 측은 “법적 지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며 미국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국방부를 상대로 무효 소송 및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며 법적 전면전으로 맞서고 있다.
특히 우시앱텍의 바이오사업부였다가 지난 2017년 분사해 독립 상장한 항체 및 바이오의약품 전문 CDMO 기업 우시바이오로직스까지 최종 규제망에 묶일지가 글로벌 시장의 최대 관건이다. 생물보안법이 우려기업 본사뿐 아니라 계열사와 자회사까지 포괄 지정하도록 명시하고 있는 만큼, 올 연말 발표될 OMB의 확정 명단에 글로벌 제약·바이오 공급망의 향방이 걸려있다.
글로벌 바이오 공급망의 지각변동은 국산 CDMO 및 유전체 분석 기업에 유례없는 반사이익 판을 깔아주고 있다. 미국 매출 비중이 절대적인 우시그룹이 법적·행정적으로 미국 시장에서 완전 퇴출될 경우, 빅파마들이 대체 공급처로 한국 기업들을 낙점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자본·기술 규제가 현실화되면 대중국 라이선스 인·아웃 거래는 물론 글로벌 CDMO 공급망의 축이 빠르게 재편될 것”이라며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미국 시장의 규제 지형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공백을 대체할 기술적·생산적 래퍼런스를 선제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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