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속 근적외선 반사해 표면 열 흡수 줄여
도막에 남은 열은 장파 적외선 형태로 외부 방출
KCC 차열도료 문의 1년 새 5배…판매량도 60% 증가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건물 지붕에 페인트를 칠하는 것만으로 한여름 표면 온도를 낮출 수 있을까. 연일 폭염이 이어지면서 햇빛을 반사해 건물이 뜨거워지는 것을 억제하는 ‘차열도료’가 주목받고 있다. 원리는 크게 두가지다. 햇빛을 반사하는 성능을 높이는 것과, 이미 흡수한 열은 빠르게 외부로 방출 시키는 것이다. 최근에는 ‘복사냉각 도료’도 기술 개발이 진행중이다.
9일 도료업계에 따르면 차열도료의 핵심은 ‘태양광 반사율’과 ‘열방사율’이다. 일반 페인트보다 햇빛을 많이 반사해 건물 표면이 받아들이는 에너지 자체를 줄이는 동시에, 도막(페인트 표면)에 남은 열은 외부로 잘 방출하도록 설계한다. 여름철 검은색 옷보다 흰색 옷을 입었을 때 덜 뜨거운 것과 비슷하다.
햇빛이 건물 외벽이나 지붕에 닿으면 일부는 반사되고 나머지는 표면에 흡수된다. 건축물은 받은 태양 에너지가 열로 바뀌면서 지붕과 외벽의 온도가 올라간다. 올라간 외벽 온도는 여름철 실내 냉방비를 높이는 원인이 된다.
차열도료가 빛을 잘 반사하는 것은 일반 도료와는 다른 소재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차열도료는 도료 안에 근적외선을 잘 반사하는 안료와 빛을 산란시키는 미세 입자를 넣어 햇빛이 도막에 흡수되는 비율을 낮춘다. 일반적으로는 산화티타늄 등 반사성(굴절률)이 높은 안료와 세라믹·무기계 충전재가 사용된다.
차열도료의 색상은 대체로 밝은색이 많은데 반드시 흰색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짙은 색 차열도료는 가시광선 일부를 흡수해 색상을 구현하면서도 근적외선은 상대적으로 많이 반사하는 특수 안료를 사용하기도 한다. 같은 회색이나 짙은 색이라도 일반 도료와 차열도료의 표면 온도가 달라질 수 있는 이유다.
두 번째 원리는 ‘열 방출’이다. 물체는 적외선 형태로 에너지를 내보낸다. 차열도료는 수지와 무기질 입자 등을 활용해 도막에 남은 열을 중·장파 적외선 형태로 방출하는 성능을 높인다. 열방사율이 높을수록 표면에 남아 있는 열을 외부에 내보내기에 유리하다.
태양에서 건물에 비쳐지는 근적외선은 주로 파장(약 0.7~2.5㎛)이 짧은데 뜨거워진 건물 표면이 내보내는 열복사는 이보다 파장이 길다. 업계 관계자는 “아크릴 실리콘계 고분자를 결합해 중·장파 적외선 영역에서 에너지를 잘 방출한다”고 설명했다.
차열도료의 작동 원리는 ‘들어오는 열은 줄이고, 들어온 열은 내보내는 것’으로 요약 가능하다. 햇빛 반사율을 높이면 처음부터 건물이 흡수하는 에너지가 감소하고, 열방사율을 높이면 흡수된 에너지를 외부로 방출하기 쉬워진다. 이에 따라 건물 표면의 열평형이 보다 낮은 온도에서 형성될 수 있다.
최근 폭염 상황이 지속되면서 차열도료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KCC는 지난 6월부터 이달 5일까지 전국의 고객센터와 영업팀 문의 유형을 분석한 결과 차열도료 관련 문의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5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8월 5일까지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늘었다.
KCC는 ‘쿨루프’ 지원 사업에 차열도료를 적용해 측정한 결과 시공 전후 건물 외부 표면 온도가 약 15도 차이를 보였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차열도료는 근적외선을 흡수하지 않는 안료와 빛을 잘 산란시키는 입자 구조로 햇빛을 되돌려 보내고, 수지와 무기질 입자의 분자 진동 특성을 이용해 도막에 남은 열을 장파 적외선으로 방출하도록 만든 도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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