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메이딘 멤버 2명 민사소송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본안 승소

법원 “대표로서 해선 안 될 매우 부적절한 행동”

앞서 또다른 멤버, 대표 성추행 폭로

소속사 대표는 “사실무근” 반박해

소속사 대표를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메이딘의 멤버 어머니가 지난해 4월, 기자회견을 열어 공론화에 나서고 있는 모습. [유튜브 채널 YTN]
소속사 대표를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메이딘의 멤버 어머니가 지난해 4월, 기자회견을 열어 공론화에 나서고 있는 모습. [유튜브 채널 YTN]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미성년 멤버 성추행 혐의를 받고있는 143엔터테인먼트 대표를 상대로 멤버 2명이 낸 전속계약 효력정지 부존재 본안 소송이 받아들여졌다. 또 다른 피해 멤버인 가은이 낸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역시 받아들여진 상태다.

법원은 “대표 A씨가 피해 멤버와 ‘1일 이성교제’를 하기로 하며 식사 후 100만원을 지급하고, 불미스러운 신체 접촉이 있었던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며 “(피해 멤버가 아닌) 다른 멤버들도 이러한 불미스러운 행위가 자신에게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충분히 가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46부(부장 김형철)는 걸그룹 메이딘의 멤버 2명이 143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이 없음을 확인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지난 6월 17일 멤버들 측 승소로 판결했다. 소송 비용은 소속사 측에서 부담하도록 했다.

피해 멤버 “대표가 성추행” vs 소속사 “사실무근”

양측의 갈등은 지난 2024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피해 멤버 가은이 기자회견을 열어 소속사 대표 A씨에게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공론화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A씨는 피해 멤버에게 “내 소원은 일일 여자친구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 멤버는 미성년자 시절 성추행·성희롱 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소속사 측에선 “허위 사실”이라는 입장을 냈다. 소속사 측에서 “성추행 의혹은 명백하게 사실무근”이라며 “허위를 밝힐 뚜렷한 여러 증거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진흙탕 싸움이 됐다. 이후 소속사에서 가은의 팀 탈퇴를 알리며 “개인적인 사정이 겹쳐 팀 활동 수행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소속 멤버 성추행 의혹이 나온 당시 소속사 측에서 밝힌 반박 입장문. [유튜브 채널 YTN]
소속 멤버 성추행 의혹이 나온 당시 소속사 측에서 밝힌 반박 입장문. [유튜브 채널 YTN]

법원 “불미스러운 신체 접촉은 인정, 매우 부적절한 행동”

이후 메이딘의 다른 멤버 2명도 각각 지난 2024년 12월과 지난해 5월 소속사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에 대한 가처분 신청은 각각 지난해 4월과 7월에 받아들여졌다.

이어 본안 소송 역시 이번에 법원에서 받아들여진 것으로 확인됐다.

1심은 “양측의 상호 신뢰관계가 파괴되면서 전속계약을 그대로 유지하기 어려운 정도에 이르렀다”며 “향후에도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결론 내렸다.

법원 [헤럴드경제DB]
법원 [헤럴드경제DB]

그 이유에 대해 “A대표 역시 피해 멤버와 ‘1일 이성교제’를 하기로 하며 함께 영화를 관람하고 식사를 한뒤 사적으로 100만원을 지급한 사실과 불미스러운 신체 접촉이 있었던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이러한 행동은 소속 연예인을 보호하고 지원해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 자가 해선 안 될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당 멤버 2명이 직접적인 피해를 본 당사자는 아니다”라면서도 “추행 의혹이 불거진 당시 갓 성인이 된 젊은 여성들이라 유사한 불미스러운 행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와 불안을 충분히 가질 수 있다”고 짚었다. 덧붙여 “이는 사회통념상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했다.

실제 해당 의혹 당시 멤버 중 1명의 아버지가 A씨를 찾아가 “따님 키우는데 그런 도덕적인 실수하신 분한테 따님 맡겨놓을 수 있겠어요?”라고 항의한 사실도 이러한 판단의 근거가 됐다.

법원은 “걸그룹은 이미지와 평판이 활동의 중요한 기반이 된다”며 “이번 추행 의혹이 TV시사프로그램, 뉴스 등 언론에 광범위하게 보도됨에 따라 멤버들에 대한 사회적 평가와 대중적 이미지가 상당히 훼손된 것으로 보인다”며 “훼손된 이미지를 회복하는 것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판결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소속사 측에서 지난달 6일 항소해 2심이 서울고법서 계류 중이다.

한편 피해 당사자인 멤버 가은이 소속사를 상대로 낸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역시 받아들여진 상태다. 법원은 해당 멤버가 낸 가처분 신청을 지난달 31일 받아들였다. 법원은 “A씨가 소속 연예인을 보호하고 지원할 의무를 위반했다”며 “소속사의 매니지먼트 수행 의사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인용 사유를 밝혔다.


notstr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