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동행카드 전국 확대 명칭 다툼

‘무제한’ 선점효과 놓고 양측 신경전

市-중앙정부 잇단 갈등 영향 해석도

  [헤럴드 DB]
[헤럴드 DB]

올해 6월 17일 서울시는 ‘서울발(發) 기후동행카드, 정부 모두의 카드와 통합…기후동행카드 플러스 출시’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7월 1일부터 새로운 ‘기후동행카드’가 새롭게 선보인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지난달 30일 ‘서울시-대광위 협력 결실…모두의카드(기후동행패스) 9월 1일 출시’라는 내용의 자료가 하나 더 배포됐다. 출시 시기가 ‘7월 1일’에서 ‘9월 1일’로 연기되고, 카드 이름도 ‘기후동행카드 플러스’에서 ‘모두의카드(기후동행카드)’로 바뀐 것이다. 그간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4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카드 출시 연기와 명칭 변경 배경에는 서울시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 간의 주도권 싸움이 있었다는 분석이 많다. ‘모두의카드’는 기후동행카드의 전국화의 산물이라는 서울시와 기후동행카드는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K-패스의 특화사업중 하나라는 국토부가 대립하면서 양측의 신경전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기후동행카드(사진)와 모두의카드 통합이 처음으로 언급된 것은 올해 5월 선거 기간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시절인 5월 5일 “정부가 모두의카드를 전국으로 확대하면서 시민들이 어떤 카드가 더 유리한지 계속 비교해야 하는 불편이 생겼다”며 “기후동행카드와 모두의카드를 통합해야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의 구상에 따라 서울시는 6월 17일 “서울시의 대표 대중교통비 지원정책인 ‘기후동행카드’와 정부의 ‘모두의 카드(K패스)’를 통합한 새로운 교통카드 서비스 ‘기후동행카드 플러스’가 탄생한다”며 구체적인 일정과 계획이 담긴 자료를 배포했다.

국토부는 즉각 반박했다. 국토부는 같은 날 오후 ‘모두의카드와 서울시 기후동행카드가 통합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자료를 통해 “6월 5일 서울시로부터 기후동행카드의 모두의카드 가입 요청을 받아 대광위에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검증해야 할 사항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서울시에서 독단적으로 자료를 배포한 점은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국토부의 자료 후 서울시는 다시 참고자료를 배포해 “지난 6월 12일 대광위에도 기후동행카드 플러스가 정부의 모두의카드 기반으로 추진되는 사항임을 설명하였고, 대광위도 이를 인지했다”고 해명했다.

대광위는 6월 26일 오후 브리핑에서 기후동행카드 플러스 출시와 관련 “공식 협의 요청 공문이 접수되면 본격적인 검토에 착수하겠다”고 밝히자, 서울시가 “오전에 발송했다”는 자료를 내기도 했다. 결국 서울시가 지난달 1일로 예고했던 기후동행카드 플러스 출시가 연기되면서 그간 서울시민이 기후동행카드를 통해 받던 청년과 따릉이 혜택에 공백이 생긴다는 우려가 커졌다.

두 기관의 주도권 싸움은 서울시와 대광위가 기후동행카드의 K-패스의 통합카드인 모두의카드(기후동행패스)를 다음달 1일 출시한다는 내용의 공동 보도자료를 내면서 일단락 됐다. 하지만 당초 서울시가 예고한 기후동행카드 플러스는 모두의카드(기후동행 패스)로 이름이 바뀌었고 서울시가 사용했던 ‘모두의 카드와 통합’이라는 표현 ‘모두의카드 참여’로 바뀌었다. 무제한 교통카드 정기권을 둘러싼 양측의 주도권 싸움에서 국토부가 사실상 판정승을 거둔 셈이다.

잇달아 불거진 서울시와 중앙정부 간 갈등이 기후동행카드로 옮겨붙었다는 분석도 서울시 안팎에서 나온다.

특히 대광위 상위 기관인 국토부는 오 시장의 주력 사업인 ‘감사의정원’에 대해 준공 2개월 전인 올해 3월 절차 등을 문제 삼아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공급 물량을 놓고도 두 기관은 여전히 이견을 보이고 있다. 향후 부동산 정책에 대한 두 기관의 시각 차도 여전하다.

박병국 기자


coo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