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위 축구협회 청문회서 정몽규·홍명보 등 증인 상대로 추궁
문체부 감사 불복 소송 대응 등도 지적…이임생·박항서 등 주요 증인 불참
[헤럴드경제=김태열 선임기자] 대한축구협회가 특정학교의 카르텔 논란, 빵집면접이라는 졸속 감독선임, 협회 임원과 감독 등의 석연찮은 법인카드 논란, 각종 사업에서의 불투명한 행정처리로 만신창이가 된채 국회청문회에 섰다. 여야는 3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주재로 대한축구협회 청문회를열고 협회 운영의 난맥상에 대해 강도 높게 질타했다.
문체위원들은 증인으로 출석한 홍명보 전 감독의 선임 과정과 관련한 문제는 물론, 천안축구센터 건립 사업의 불투명한 추진 등의 의혹을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은 증인인 정몽규 전 축구협회장에게 “‘현대 축구협회’, ‘고대 카르텔’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나”라며 “회장도, 감독도 고대 출신 아니면 협회에 발도 못 딛는다는 그 말이 왜 나오나”라고 물었다.
이에 정 전 회장은 제가 임명한 남자 대표팀 감독 25명 중 고대 출신은 1명이고, 여자 대표팀 감독 20여 명 중 고대 출신은 없다“면서도 ”그렇게 이미지가 바뀐 데 대해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같은 당 노종면 의원은 천안 코리아 풋볼 파크 내에 지어진 미니 스타디움 건립과 관련한 문제를 추궁했다. 노 의원은 “국고보조금 77억 원이 투입된 사업에 협회는 임원실이나 회장실 같은 사무 공간이 없는 도면을 제시했다”며 “특정한 종목 단체의 사무실을 짓는 데 국비를 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노 의원은 “그런데 건축 허가 당시에는 회장실, 전무실, 임원실, 비서실 등을 건립하는 것으로 허가받았다”며 “사업계획서상 도면과 건축허가를 받을 때의 도면은 구조도, 용도도 다르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정연욱 의원은 정 전 회장이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도 국제축구연맹(FIFA) 상업·마케팅 자문위원회 부위원장, 아시아축구연맹(AFC) 집행위원 및 상설위원회인 회원협회 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맡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정 전 회장이 국제 무대에 남는 것이 한국 축구 외교의 자산인지, 미완의 퇴장인지도 말끔히 정리돼야 한다”고 했다. 이에 정 전 회장은 “협회 회장을 사퇴한 마당에 자리에 연연할 일은 없다”며 “새롭게 회장이 뽑히고 집행부가 구성되면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같은 당 배현진 의원은 홍 전 감독의 선임 과정을 거듭 비판했다. 배 의원은 “2024년 당시 감독 추천 권한이 없던 이임생 전 이사가 밤 11시에 빵집에서 면접하듯 만난 후 별도의 면접이나 PT 없이 감독으로 선임됐다”며 “관례와 절차를 무시한 특혜 시비가 일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빵집 면접’으로 감독이 될 수 있다는 데 후배나 축구 관계자들 보기에 부끄럽다는 생각은 안 했나”라고 물었다. 그러자 홍 전 감독은 “저한테 (감독) 제안이 왔을 때 정상적 절차를 거쳤다고 생각했다”며 “국민께서 ‘불투명하다’ 생각하실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떤 특혜나 이익을 요구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2024년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 결과 정 전 회장 등에 대한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받은 후 이에 불복해 축구협회가 소송을 벌이는 과정 등도 청문회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국민의힘 윤용근 의원은 “협회는 운영상 부실을 인정한다면서도 문체부의 특별감사에 왜 항소를 이어가나”라며 “지금이라도 이사회 의결로 소를 취하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는 홍 전 감독 임명 논란의 핵심 당사자인 이임생 전 협회 기술총괄이사(현 캄보디아 나가월드 테크니컬 디렉터)를 비롯해 박항서 전 부회장(현 태국 2부 깐짜나부리 파워 FC 감독) 등의 주요 증인이 불참하면서 ‘반쪽 맹탕’이란 지적이 일각에서 나왔다. 나아가 질의응답 과정에서 월드컵 경기 당시 선수 기용 등을 문제 삼은 것 등도 축구협회 운영 실태 전반을 들여다보겠다는 취지와 거리가 있었다는 시각도 있다.
이를 우려한 듯 민주당 소속 이재정 문체위원장은 청문회 시작 전 “지엽적인 지적이나 공방에 머무르기보다 시스템과 제도 개선에 필요한 점을 점검해 큰 그림의 시작점이 되도록 생산적인 논의를 이끌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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