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대출 연체율 1%…올들어 상승세 지속
수출은 두 자릿수 증가에도 제조업 생산 부진
채무 부담에 중기 5곳 중 1곳 연체 위기 경험
[헤럴드경제=부애리 기자] 중소기업 자금난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은행권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1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고, 중소기업 5곳 중 1곳은 최근 1년간 원리금 상환 과정에서 연체 위기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품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은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제조업 생산은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경기 회복의 온기가 현장까지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치솟는 연체율…中企 자금난 심화
30일 중소벤처기업연구원(KOSI)이 발표한 ‘KOSI 중소기업 동향 2026년 7월호’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1%로 전월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5년 5월(1.11%) 이후 11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올해 들어서도 연체율은 3월(0.81%), 4월(0.90%)에 이어 매달 상승세를 이어갔다.
세부적으로는 중소법인 대출 연체율이 1.11%로 전월보다 0.13%포인트 상승했고,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도 0.84%로 0.06%포인트 올라 중소기업 전반의 건전성 악화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주요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도 상승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올해 2분기 평균 연체율은 0.55%로 2017년 1분기(0.5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0.75%로 가장 높았고 하나은행(0.59%), 신한은행(0.49%), KB국민은행(0.37%) 순이었다.
여기에 대출 금리도 오르면서 중소기업들의 자금 부담은 더욱 커졌다. 중기연에 따르면 지난달 중소기업 대출금리도 4.38%로 전월보다 0.23%포인트 상승했다.
생산 부진도 이어졌다. 중기연에 따르면 5월 중소제조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3.7% 감소했다. 조업일수가 지난해 21.5일에서 올해 20.5일로 줄어든 데다 자동차와 석유정제 업종을 중심으로 생산이 감소한 영향이다. 반면 올해 2분기 중소기업 수출은 339억1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7% 증가했다. 조업일수가 줄었음에도 화장품과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어지며 성장세를 이끌었다.
중기연은 중소제조업 생산 감소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비용 부담과 자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중기연 관계자는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연체율까지 높아지면서 중소기업의 자금 부담이 커지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中企 5곳 중 1곳은 “연체 위기”
이 같은 상황은 현장 목소리에서도 확인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대출을 보유한 500개 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비용 부담 실태조사’ 결과, 최근 1년간 실제 원리금을 연체한 기업은 1.8%였지만 ‘연체는 하지 않았지만 위기를 겪었다’라는 응답은 20%에 달했다. 중소기업 5곳 중 1곳이 상환 과정에서 위기를 경험한 셈이다. 현재 채무 부담이 ‘부담된다’라고 응답한 기업도 26.4%에 달했다.
채무 부담을 키운 가장 큰 요인은 매출 감소와 영업이익 악화(67.4%)였다. 이어 높은 대출금리(37.9%), 원부자재 가격 상승(34.8%), 인건비 상승(25%) 순으로 나타났다. 내수 부진으로 매출이 줄어든 가운데 금융비용 부담까지 커지면서 상환 여력이 악화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의 생존 여력도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채무 부담을 느끼는 기업 가운데 현재 상황이 이어질 경우 1년 미만만 버틸 수 있다고 답한 기업은 23.5%였다. 이 가운데 6개월도 버티기 어렵다는 응답은 6.8%에 달했다. 특히 소기업·소상공인은 1년 미만 응답이 27.4%로 중기업(7.7%)보다 약 4배 높아 영세 기업일수록 경영난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계는 금융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민경 중기중앙회 정책총괄실장은 “채무 부담의 가장 큰 원인이 매출 감소와 영업이익 악화인 만큼 하반기 내수 회복과 경기 부양을 통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상환 여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정책금융 확대와 금융권의 만기 연장, 상환 유예 등 상생 금융도 함께 추진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bo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