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A형만 출제해야 했지만 26일용 B형도 함께 개봉·사용
응시자 제보로 뒤늦게 확인…26일 응시자 57명 재시험·특별감사 착수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국가자격시험인 일반기계기사 실기시험에서 다음 날 출제할 시험문제가 하루 먼저 응시자들에게 공개돼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졌지만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이를 자체적으로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는 응시자의 신고를 받고서야 확인됐으며 공단은 시험 공정성이 훼손됐다고 판단해 26일 시험 응시자 57명 전원을 대상으로 재시험을 실시하기로 했다.
28일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지난 25~26일 치러진 2026년 기사 제2회 일반기계기사 작업형 실기시험은 날짜별로 서로 다른 A형과 B형 문제를 사용하도록 운영됐다. 당초 25일에는 A형만, 26일에는 B형만 출제해야 했다.
그러나 시험 준비 과정에서 시험위원과 직원의 과실로 26일 출제 예정이던 B형 문제까지 25일 시험장에서 함께 개봉·사용됐다. 이로 인해 26일 시험 문제가 하루 먼저 응시자들에게 공개됐고, 이후 해당 문제가 수험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공유됐다.
공단은 이 같은 사실을 자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했다. 사고는 25일 시험을 치른 한 응시자가 26일 시험 문제를 확인한 뒤 “시험 문제가 다른 것 같다”며 공단에 문의하면서 드러났다. 공단은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26일 출제 예정이던 B형 문제가 하루 먼저 사용된 사실을 확인했고, 이미 문제가 공개된 상태에서 26일 시험이 치러진 만큼 시험의 공정성과 수험자 간 형평성이 훼손됐다고 판단했다.
공단은 이에 따라 26일 시험 응시자 57명 전원을 대상으로 재시험을 실시하기로 했다. 반면 25일 응시자들은 당초 출제 대상이었던 A형 시험을 정상적으로 치른 만큼 재시험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재시험은 오는 31일부터 8월 5일까지 실시된다. 대상 수험자는 해당 기간 중 원하는 날짜를 선택해 희망 지역 내 공단 소속 기관에서 응시할 수 있다. 공단은 큐넷(Q-Net)을 통해 재시험 일정과 장소 등을 안내하고 대상자에게 개별 통지할 예정이며, 관련 지침에 따라 보상금도 지급하기로 했다.
공단은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자체 특별감사에 착수하고, 책임이 있는 직원과 시험위원에 대해서는 엄중 조치할 방침이다. 또 시험 문제 관리와 운영 절차를 전면 점검해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 프로세스를 개선하기로 했다.
공단 관계자는 “응시자의 문의를 받은 직후 사실관계를 확인해 재시험을 결정하고 대상자 안내를 진행하고 있다”며 “국가자격시험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수험자와 관계자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관련 조치를 최대한 신속히 이행해 국가자격시험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인력공단이 국가자격시험 관리로 문제를 일으킨 것은 한 두 번이 아니다. 지난 2023년에는 ‘2023년 정기 기사·산업기사 제1회 실기시험’에서 수험자 609명의 필답형 답안지가 채점 전 파쇄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어수봉 당시 이사장이 사퇴했다. 지난해 6월에는 공인노무사 1차 시험 전산 오류로 미응시자가 합격자로 발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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