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목표 달성하려면 현재보다 보급 속도 4배 높여야

보조금 경제성 확보했지만 계통·자본조달 병목 해소 관건

[123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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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용량 100GW 달성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재 보급 속도로는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재생에너지 보조금은 사회적 편익이 비용을 웃도는 등 경제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지만, 송전망 부족과 자본조달 어려움 등 구조적 병목을 해소하지 않으면 보급 확대와 정책 효율성을 동시에 달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7일 발표한 ‘재생에너지의 효과적 보급 확대를 위한 정책과제’ 보고서에서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가 국가 경쟁력과 경제안보 차원에서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지만, 보조금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재생에너지 누적 설비용량은 39.1GW로, 정부 목표인 2030년 100GW를 달성하려면 앞으로 반기마다 평균 6.8GW씩 신규 설비를 보급해야 한다. 이는 지난 5년여간 실제 보급 속도(반기 평균 1.7GW)의 약 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태양광은 현재보다 약 3.6배, 풍력은 10배 가까운 설치 속도가 필요하다.

KDI는 그동안 재생에너지 확대를 뒷받침해 온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공급인증서(REC) 제도의 경제성도 분석했다. 그 결과 보조금 1원을 지원할 경우 사회적 편익은 태양광 1.33원, 육상풍력 1.18원으로 나타나 최소한의 경제적 타당성은 확보한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미국 등과 비교하면 편익 수준이 높지 않아 “비용을 겨우 웃도는 수준”이라며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재생에너지 확대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로 전력계통과 자본조달을 꼽았다.

우선 송전망 확충이 발전설비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2003년부터 2023년까지 발전설비는 154% 늘어난 반면 송전망은 26% 확충에 그쳤다. 이로 인해 호남과 제주 등 재생에너지 밀집 지역에서는 계통 포화로 신규 접속이 제한됐고, 출력 제한도 반복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분산에너지, 수요반응 시장 등 전력계통의 유연성을 높일 제도도 아직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자본조달 환경도 미흡한 것으로 분석됐다. 재생에너지 사업자의 수익은 도매 전력가격(SMP)과 REC 가격 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지만 이를 완충해 줄 장기 고정가격 계약이나 민간 전력구매계약(PPA) 시장은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다. 대규모 해상풍력이나 ESS 사업에 필요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뒷받침할 금융시장 역시 충분히 성장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KDI는 이 두 문제가 서로 맞물려 악순환을 일으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송전망 부족으로 출력 제한이 발생하면 사업자의 수익 예측이 어려워지고, 금융기관은 위험을 반영해 자금조달 비용을 높인다. 이는 다시 신규 투자를 위축시키고 재생에너지 보급 속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병목 현상을 방치한 채 보조금만 늘릴 경우 보조금의 비용 대비 효과마저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KDI는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해서는 ▷송전망과 전력계통 확충 ▷장기계약 확대와 정책금융을 통한 자본조달 개선 ▷예측 가능한 보조금 제도 개편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전력계통은 다른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한 물리적 전제”라며 송전망과 유연성 자원 확충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fact051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