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신지은(33)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ISPS 한다 스코티시 여자오픈(총상금 200만 달러)에서 10년 2개월 만에 감격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신지은은 26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노스 에어셔의 던도널드 링크스(파72·6457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경기에서 버디 2개에 보기 5개로 3타를 잃었으나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로 2위인 김아림을 2타 차로 제치고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완성했다. 우승상금은 30만 달러(약 4억 4000만 원).
투어 16년 차인 신지은은 이로써 지난 2016년 5월 VOA 아메리카 슛아웃(당시 텍사스 슛아웃)에서 첫 승을 거둔 이후 무려 10년 2개월 만에 들어 투어 통산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최종라운드는 챔피언으로 가는 길답게 시련의 연속이었다. 5타 차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나선 신지은은 5번 홀까지 파 행진을 벌이며 8타 차 선두로 달아났다. 그러나 악명 높은 스코틀랜드 링크스 코스의 해풍과 우승에 대한 중압감이 신지은을 흔들었다. 6~8번 홀에서 3홀 연속 보기를 범하며 2타 차까지 추격을 허용한 것.
그러나 신지은은 무너지지 않았다. 9번 홀(파4)에서 3m 거리의 만만찮은 파 퍼트를 넣어 더 이상의 붕괴를 막은 신지은은 10, 12번 홀의 징검다리 버디로 다시 타수 차를 벌리며 우승을 향해 달려갔다. 파4 홀인 10번 홀에선 2m, 12번 홀에선 50cm짜리 버디를 잡았다.
신지은은 이후 16, 18번 홀에서 보기를 추가했으나 벌어놓은 타수 덕분에 큰 위기없이 우승에 골인했다. 신지은은 챔피언 퍼트를 마친 후 동료들의 샴페인 세례를 받으며 오랫동안 참아왔던 눈물을 터뜨렸다. 신지은은 “나 자신은 스스로를 믿지 못했는데 주변 사람들이 묵묵히 나를 기다리고 믿어줬다는 게 실감나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13살의 나이에 US 걸스 주니어 챔피언십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며 ‘골프 영재’로 주목받은 신지은은 이후 2011년 LPGA 투어 입회 후 16년의 투어 생활 중 10년 넘게 무관의 세월을 인내해야 했다.
신지은은 우승 인터뷰에서 “코로나 펜데믹이 터닝 포인트가 됐다”며 ““6개월 동안 직업이 없는 상태로 지내면서 프로골퍼가 아닌 삶이 어떤 건지 느껴졌다. 골프를 매일 치긴 했으나 내가 잘하는 것을 직업으로 하지 못하는 건 괴로웠다. 인생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고 밝혔다.
신지은은 최종라운드에 대해서도 “어제만큼 긴장되지는 않았다. 내가 해야 할 일을 올바르게 수행했다고 느꼈지만 지난 사흘간처럼 샷이 핀에 잘 붙지 않고 벙커와 덤불에 빠지면서 즐거운 경기는 못했다“라며 ”3연속 보기를 범했을 때는 ‘어라, 경기가 어디로 흐를지 모르겠네’ 하고 생각했지만 끝까지 잘 버텨냈다. 제 자신이 자랑스럽고 매우 기쁘다“라고 말했다.
신지은은 첫 우승과 두 번째 우승의 차이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답했다. 신지은은 “첫 번째 우승 때는 당시 우승이라는 실감이 잘 나지 않았다”라며 “우승할 자격이 있다고 느끼지 못했고 우연히 얻은 결과 같았다. 하지만 이번 우승은 확실히 다르게 느껴진다.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스스로 얻어낸 승리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코리안 시스터스는 신지은의 우승으로 올시즌 3개 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6승을 합작했다. 지난 3월 이미향의 블루베이 LPGA 우승을 시작으로 김효주의 2승(파운더스컵, 포드 챔피언십), 그리고 최근 유해란이 달성한 메이저 2연승(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 이어 신지은까지 챔피언 대열에 합류하면서 화려한 우승 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다.
김아림은 마지막 날 4언더파 68타를 기록해 최종 합계 7언더파 281타로 준우승을 거뒀다. 김아림은 단독 3위인 파자리 아난나루깐(태국)을 2타 차로 앞섰다.
김효주는 18홀 동안 파 18개를 잡아 최종 합계 2오버파 290타로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미국)와 함께 공동 16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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