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계 “당 차원 검증으로 전환해야” vs 친청계 “명확한 증거 내놔야”
[헤럴드경제=김해솔 기자]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국면에서 불거진 ‘신천지 개입 의혹’을 둘러싸고 당권 주자 간 주도권 싸움이 당 지도부 차원의 진상 규명 요구로 번지는 모양새다.
친명(친이재명)계 측은 개별 후보 간 소모적 공방을 멈추고 당 차원의 사실 관계 파악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한 반면, 친청(친정청래)계 지도부와 최고위원 출마자들은 김민석 후보를 향해 객관적 정황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정무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강하게 밀어붙였다.
친명계 강득구 최고위원은 24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어떤 종교 세력도, 어떤 조직도 민주당 당원들의 자유로운 선택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며 “외부 세력이 조직적으로 당원 의사를 왜곡하려고 했다면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일갈했다.
다만 강 최고위원은 당 차원의 수습 방안 또한 제안했다. 그는 “후보가 의혹을 제기할 단계는 끝났다. 이제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책임 있게 판단할 일은 당의 몫”이라며 “사실이면 엄중하게 조치하고 사실이 아니면 분명하게 오해를 해소해야 한다”고 짚었다.
반면 친청계 문정복 최고위원은 민주당 여성 당원 모임을 신천지 외곽 조직으로 몰아세운 인물을 경찰에 고발했음을 전하며 “어떤 것이라도 좋으니 신천지 연루 근거를 공개해 달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문 최고위원은 “신천지의 조직적인 입당이 실제로 있었다면 수사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다”며 “국민과 당원이 납득할 수준의 근거가 없다면 지금 너무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친청계 박규환 최고위원도 “언제, 어떻게 신천지 신도가 유입됐고 이들이 무슨 일을 했다는 것인지 증거를 내놔야 한다”며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관련 후보자 조사에 착수하고 주장의 근거를 제시하지 못할 경우 후보자 자격 박탈 등 엄중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친청 성향의 최민희·한민수·이성윤 최고위원 후보들도 이날 국회에서 공동 회견을 열어 김 후보가 언급한 ‘반명·분열주의·신천지 3자 비밀 연합‘ 주장에 대한 구체적 입증을 촉구했다.
회견에 나선 한민수 후보는 “국민의힘이 아닌 우리 민주당에 조직적인 신천지 입당이 이뤄진 증거를 내놓으라”며 “조직적 입당을 신천지와 공모한 사람이 누구인지도 지목하라”고 날을 세웠다.
이성윤 후보 역시 “김 후보의 신천지 발언을 근거로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수사하라고 선동하고 있다”며 “근거가 없다면 당권에 눈이 멀어 당의 명예를 훼손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압박했다.
한편 당 지도부는 당원 전수 조사 결과를 밝히며 과열된 분위기 진화에 나섰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당대표 선거는 기준일 6개월 이전에 입당하고, 최근 12개월 동안 6회 이상 당비를 납부해야 하는 ‘12·6·6’ 제도가 있다”고 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지난해 12월 약 500만명의 당원 주소와 당이 보유한 종교 단체 주소를 대조했지만 동일한 주소는 4건이었고 유의미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법 가입 정황이 의심되는 5만4000명에 대해 선거권을 제한했으나, 이들이 특정 종교와 연관된 인원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강 수석대변인은 “당에서는 주소를 비교하는 정도밖에 할 수 없다”며 “분면한 제보나 근거가 있다면 당의 조사나 수사 의뢰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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