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복(⼈福)

인생은 [재(才)]와 [덕(德)]의 함수다. 이 두 가지가 인간의 영역이라면, 복(福)은 하늘의 소관이다. 복이란 글자를 뜯어보면 제단(示) 앞에 가득 참(畐)이 놓여 있는데, 본래 하늘이 내리는 풍요를 뜻한다. 중국인들이 이 글자를 거꾸로 붙여두는 ‘도복(倒福)’의 풍습 또한 복이 하늘에서 쏟아져 내려오길 바라는 염원이다.

특히 복 중에 으뜸은 ‘인복(人福)’이다. 내가 어려울 때 과연 내 옆에서 날 도와줄 사람이 얼마나 있는가 하는 거다. 누구나 잘 나갈 때는 주변에 사람이 들끓는다. 그러나 인생에 추위가 닥쳤을 때 내 곁에는 아무도 없다. 이건 살아오면서 본인이 베풀어 온 축적의 증거다. 우리는 흔히 성공을 ‘높이’로 측정하고, 성찰을 ‘깊이’로 가늠한다. 그러나 한 사람의 생애가 차지하는 진정한 면적은 결국 타인과의 연결에서 결정된다. 인복은 그 부피를 결정하는 최후의 상수다. “있을 때 베풀지 않으면 궁할 때 받을 것이 없다.” 순자의 가르침이다.

칼럼니스트/법무법인 클라스한결 고문


ho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