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워싱턴 한미 조선협력센터 개소
양국 정부, 협력 적극 지원 의지 표명
개소 계기 MOU 체결·팀코리아 결성
韓 조선사, 美 기업·기관과 협력 본격화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약 20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의 거점이 닻을 올렸다. 센터는 한국의 우수한 조선 기술을 미국 현지에 접목하며 조선소 현대화, 인력 양성, 기술 협력 등을 이끌 전진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
산업통상부와 미국 상무부는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메이플라워호텔에서 김정관 산업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한·미 조선협력센터(KUSPC) 개소식을 열었다. 한미 양국은 앞서 35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가운데 1500억달러(약 200조원)를 조선 협력에 투입하기로 했으며, 지난 5월에는 ‘한미 조선협력 파트너십 이니셔티브’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센터는 한국무역협회 워싱턴 지부 건물에 차려지며 사업기간은 2026~2028년, 사업비는 199억여원이다. 이곳은 앞으로 ▷미국 내 조선 인력 숙련도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 ▷마스가 프로젝트 지원 ▷동향 분석 및 현지 네트워킹 ▷양국 조선산업 기술 및 연구개발(R&D) 협력 강화 등 역할을 맡게 된다.
김정관 “미 조선 재건 의지 상징”…러트닉 “규제 장벽 없앨 것”
개소식에는 김 장관과 러트닉 장관을 비롯해 강경화 주미한국대사와 한미의원연맹 소속 국회의원, 훙 카우 미 해군부 장관 대행과 미셸 스틸 주한미국대사 등 양국 정부와 의회, 기업 관계자 13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국내 조선업계에서는 김형관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정인섭 한화오션 사장, 유상철 HJ중공업 대표이사도 참석했다. (▶본지 7월 10일자 10면 기사 참고 <[단독] ‘마스가’ 다시 불지핀다…정부·조선3사, 美 찾는다>)
김 장관은 환영사에서 “KUSPC는 전세계 유례가 없는 조선분야 협력 플랫폼으로, 미국 조선업 재건을 돕겠다는 한국의 굳은 의지와 약속의 상징”이라며 적극적인 투자를 약속했다. 러트닉 장관도 기조연설을 통해 “여러분이 미국에서 건설할 수 있도록 규제 장벽을 제거할 것”이라며 “과정이 아니라 결과, 약속이 아니라 생산이 중요하다”고 화답했다.
HD한국조선해양·지멘스, 차세대 마린 플랫폼 도입 본계약
이날 센터 개소를 계기로 국내 기관 간, 양국 기업·기관 간 업무협약도 15건이 체결됐다.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와 KUSPC,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 등은 ‘팀 코리아’를 구성하고 한미 조선산업의 동반성장과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공급망 협력 분야 MOU 5건, 미국 내 인력 양성 3건, 한미 공동 기술개발 6건 등도 체결됐다.
아울러 국내 조선 빅3는 다양한 협력을 통해 대미 진출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엔지니어링 기업 지멘스 디지털 인더스트리 소프트웨어(이하 지멘스)와 ‘차세대 마린 플랫폼’ 도입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플랫폼은 선박 건조 전 공정을 인공지능(AI)·디지털 기술 기반 3D 모델의 단일 데이터로 통합, 모든 단계에서 동일한 정보를 활용 가능토록 한다. 이를 통해 조선소 설계 변경이나 현재 공정 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생산 현장 및 공급망에 전송, 최적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 과정에서 실제 조선소 현장과 동일한 가상 조선소를 구현, 실제 작업 공정과 설비 운영 과정을 시뮬레이션할 계획이다. 아울러 HD한국조선해양은 미국 프레이저 인더스트리의 현대화를 지원하기 위한 야드 생산성 진단, 자동화 기술 적용 등도 협력할 계획이다. 조선 분야 이외 미국 항만 현대화 차원에서 HD현대삼호는 미국 타코마 항을 운영하는 워싱턴 유나이티드 터미널스와 최신 항만 크레인 4기를 공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오션·깁스앤콕스, 고속수송함 공동설계 계약
특히 국내 조선사 중 유일하게 미국 현지 생산기지를 보유한 한화오션은 미 해군함정 설계 전문기업 깁스앤콕스와 ‘글로벌 고속수송함(GFS)’ 공동 설계를 위한 전문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필리조선소와는 델라웨어 카운티 커뮤니티 칼리지와 ‘조선 기술 교육 및 개발 협력을 위한 MOU’, 필라델피아 상공회의소 등과 ‘조선산업 공급망 협력을 위한 MOU’도 연달아 맺었다.
한화는 미국 내 생산기지를 거점으로 현지에서 안보 영역까지 협력을 빠르게 확대하며 마스가의 핵심 파트너로 여겨진다. 러셀 보우트 미 백악관 관리예산실(OMB) 국장도 한화의 필리조선소 투자를 두고 “미국 조선업 재건의 시작”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한화필리조선소는 최근 미 차세대 공중 미사일 방어체계 ‘골든 돔’의 구축에 필수적인 해상 미사일 시험 계측선(MRIV)을 수주했다. 미 차세대 군수지원함(NGLS) 개념설계 사업에도 참여 중이며, 이는 마스가 프로젝트 출범 이후 한국 기업이 미국 현지 조선소를 기반으로 미국 해군 함정 사업을 수행하는 최초 사례다.
아울러 한화오션은 최근 미 국방부의 전투함·급유함 정보요청(RFI)에 회신을 완료하는 한편, 국내 조선사 중 최초이자 최다인 총 6건의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실적을 올리는 등 한·미 조선 동맹의 성과를 주도하고 있다. 한화는 향후 조선산업 협력 투자펀드 등을 활용해 필리조선소에 약 50억달러를 투입, 연간 건조 능력을 20척까지 대폭 끌어올릴 방침이다.
삼성중공업은 미국 방산업체 사로닉 테크놀러지스와 전략적 사업 협력을 체결하고 무인수상정(USV) 개발, 로보틱스 기반 공정 자동화 등 생산 인프라 구축에 협력하기로 했다. 삼성중공업은 미국 MRO 파트너인 비거마린그룹과의 협력도 확대키로 하며, 미국 북서부 지역에 트레이닝센터 설립을 위한 협약도 체결했다. 트레이닝센터는 선박 건조와 수리에 필수적인 용접과 도장 인력 확보를 위한 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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