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화재 이어 파업·특근 거부까지
25일부터 아산공장 셧다운
8월 하계휴가로 공백 확대
라인공사 중단 지침에 신차 일정 변수
기아·글로비스도 투쟁 전선 확산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현대자동차 생산 차질 만회에 빨간불이 켜졌다. 상반기 부품사 화재로 흔들린 생산을 만회해야 할 시점에 파업과 특근 거부, 라인 공사까지 한꺼번에 겹치면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25일부터 내달 12일까지 아산공장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한다. 이번 셧다운은 울산 3공장에서 생산하던 아반떼 북미 수출 물량 5만대를 아산공장에 추가 투입하기 위한 라인 전환 공사 성격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아산공장은 현재 그랜저와 쏘나타, 아이오닉6 등을 생산하는 핵심 사업장이다. 여기에 아반떼 물량까지 더해지면 생산 차종이 늘어나는 만큼 설비 조정과 라인 준비 작업이 필요하다.
8월 초에는 생산 공백이 더 커진다. 현대차 국내 공장은 8월3일부터 7일까지 하계휴가에 들어간다. 앞뒤 주말과 특근 미실시 기간까지 감안하면 8월1일부터 9일까지 사실상 생산 공백이 이어지는 구조다.
같은 기간 다른 공장에서도 라인 전환 공사가 예정돼 있다. 현대차는 울산 1공장과 42라인 재건축, 북미 물량 이관, 신차 출시, 전동화 전환에 맞춰 국내 공장 생산 물량을 대대적으로 재배치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내달 1일부터 9일, 9월 24일부터 10월 11일까지 코나 생산을 위한 라인 전환 공사가 예정돼 있다. 연말께 나올 코나 풀체인지 모델을 준비하면서, 1공장 재건축에 따라 기존 코나 물량을 옮기기 위한 작업이다. 현대차는 1공장에서 생산하던 코나 물량 24만대를 2공장과 3공장으로 나눠 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공장은 코나 북미 물량 10만대를, 3공장은 코나 14만대를 각각 맡는 구조다.
전기차 전용 신공장에서도 내달 초중순 제네시스 GV70 EREV(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 투입을 위한 공사가 예정돼 있다.
내년에도 후속 공사가 예정돼 있다. 2027년 2월에는 울산 2공장에서 코나 북미 물량 생산 준비 공사가, 울산 3공장에서는 코나 추가 공사가 각각 진행될 계획이다. 전기차 공장도 아이오닉5 이관과 관련한 후속 공사를 추진한다. 같은 해 9월 이후에는 울산 1공장과 42라인 재건축 본공사도 시작된다.
하지만 파업 중인 노조가 “단체교섭을 제외한 각종 협의와 공사는 전면 중단한다”는 파업 지침을 내세우고 있어 당장 공사 일정도 불투명하다.
노조 내부에서는 2공장과 5공장 등 신차 관련 필수공사만큼은 예외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쟁의대책위원회가 이를 논의하기로 했지만, 차종 전환과 신규 물량 투입에 필요한 공사까지 지연될 경우 하반기 생산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현대차는 이미 상반기부터 생산 차질을 겪었다. 지난 3월 안전공업 화재로 부품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서 울산 2공장, 4공장, 5공장 등이 4~5월 한 달 반가량 정상 가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파업이 장기화해 하계휴가 이후 공사 일정까지 밀릴 경우 생산 차질 규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날까지 파업에 따른 누적 매출 손실은 7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차 외에도 현대차그룹 계열사들도 노사 갈등에 몸살을 앓고 있다. 실제 기아 노조도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기아자동차지부는 23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실제 파업에도 들어갈 예정이다. 기아 노조는 현대차 노조 파업에 동참하며 사측을 추가적으로 압박할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도 노조 역시 임금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30일 전 조합원 8시간 전면파업에 들어가고, 전 조합원 서울 양재동 상경투쟁도 추진할 예정이다.
김진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는 대전 부품사 화재와 일부 부품 수급 차질로 도매판매가 부진했지만, 국내 생산 차질은 6월을 기점으로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7월 판매 회복이 필요한 시점에 부분파업이 이어지고 있어 협상 진행 상황이 하반기 실적 회복 속도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kwater@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