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소원, 헌법이 예정한 사법권 체계와 조화 어려워”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이 대법원에서 ‘체포방해 혐의’ 등으로 징역 7년을 확정받은 판결에 대해 재판소원을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의 대변인단은 20일 “윤 전 대통령은 이번 대법원 판결에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적지 않다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법원의 확정판결을 헌법소원의 대상으로 삼는 이른바 ‘재판소원’은 현행 대한민국 헌법이 예정한 사법권 체계와 조화를 이루기 어렵고, 자신의 일관된 헌법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고 알렸다.
대변인단은 “대법원은 핵심 법률사안들에 관하여 법리 판단 자체를 포기하고 대부분을 사실인정과 자유심증의 영역으로 돌려 상고를 기각했다”며 “최고법원으로서 헌법과 법률의 해석 기준을 제시하고 판례의 통일성과 법적 안정성을 확보해야 할 책무를 다하지 못한 점에서, 이번 판결이 남긴 법리적·헌법적 의문은 결코 가볍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재판소원을 포함한 다양한 헌법재판 절차를 검토했다”며 “특히 이번 판결이 국민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법치주의 원칙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헌법적 판단을 다시 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부에서 상당히 제기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헌법질서는 그 실체적 가치뿐 아니라 이를 구현하는 권한의 배분과 절차적 한계까지 함께 존중돼야 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윤 전 대통령의 헌법적 판단에 뜻을 같이한다”며 “이번 결정은 개별 사건의 유불리를 떠나 현행 헌법이 정한 사법권의 구조와 기관 간 권한 배분을 존중하는 것이 법치주의를 지키는 길이라는 원칙적 판단에 따른 것이며, 이에 재판소원을 제기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했다.
앞서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지난 9일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논리·경험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범죄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윤 전 대통령 측과 내란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 측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수사 과정에서 지난해 1월 대통령 경호처를 동원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한 혐의를 받았다.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같은날 대법원 선고 직후 입장문을 통해 “이번 판결에 대해 대한민국 헌법의 근간인 법치주의와 영장주의의 관점에서 최고법원인 대법원이 이처럼 중대한 사건을 충분한 심리 없이 종결한 데 대하여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재판소원 청구 가능성을 언급했었다.
변호인단은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 보호를 위하여 재판소원 등 헌법재판 절차를 통해 이번 판결의 위헌성을 다툴 예정이며 모든 절차를 법과 헌법이 정한 범위 내에서 성실하고 책임 있게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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