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월 내 처리’ 시한 넘긴 김병기 수사
속도전에 실패하고, 완결성까지 미흡
“관련자 추가 소환·자료 확보 필요”
[헤럴드경제=김도윤 기자] 1년을 꼬박 김병기 무소속 의원(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각종 비위 의혹을 수사해온 경찰이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에 따라 수사 기한을 추가로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검찰의 추가 수사 요구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사의 완결성을 높이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해왔다. 하지만 지난달 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가 권고한 ‘1개월 내 사건 처리’도 지키기 어렵게 됐다.
경찰이 수사의 신속성과 완결성 사이에서 저울질하다 결국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홍석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2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김 의원 사건과 관련해 “나름 촘촘히 (준비)한다고 했는데도 공소를 제기하는 기관(검찰)의 요구 수준은 높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보완수사가 얼마나 걸릴지는 추가로 사람을 불러 조사하고 자료도 모아야 해 (9월)30일까지가원래 1개월 기간인데 그 기간을 넘겨야 한다고 보고받았다”며 “수사심의위에 처리 기한 연장을 오늘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재신청 또는 불구속 송치와 관련해선 “보완수사를 해봐야 안다”며 “검사가 영장을 청구하지 않은 이유가 있지 않겠나. 소명 정도와 도주 우려 등을 보완수사해보고 나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홍 본부장은 지난 8월3일 기자간담회에서 김 의원 수사가 장기화한다는 지적에 대해 “빨리 정리해 넘기면 검찰 단계에서 보완수사 요구를 할 수 있어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작은 부분까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홍 본부장은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 수사가 늘어지고 사건이 신속하게 종결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중요 사건이고 관련자가 중요 인물일수록 경찰의 역량을 평가받는 사건이 되기 대문에 엄밀성과 완결성을 높이려는 것이 지휘부의 입장”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를 최소화하겠다며 수사의 완결성을 강조해온 경찰은 결국 추가 수사 요구를 피하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 7일 뇌물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김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때 경찰은 김 의원의 13가지 비위 의혹 혐의 소명에 자신이 있다고 판단한 5가지만 추려 구속영장 범죄사실에 적시했다.
▷강선우 의원의 1억원 공천헌금 수수 묵인(업무방해) ▷동작구의회 업무추진비 법인카드 사적 유용(업무상 배임) ▷차남의 진우산전 취업 및 숭실대 편입학 특혜(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대한항공 호텔 의전 제공(뇌물수수) ▷신라레저 관련 국정감사 특혜 청탁(뇌물수수) 등이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은 나흘 뒤인 11일 구속 필요성 소명과 일부 혐의의 증거 보강이 필요하다며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수사 기관과 공소 유지 기관 간 입장차가 있다고 해도 경찰이 추리고 추려낸 피의사실조차 검찰의 문턱을 넘지 못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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