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등 취소해달라” 소송 냈지만
패소판결…법원 “절도 고의 있어”
1심 판결 그대로 확정돼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무인편의점에서 약 50만원 상당의 음식과 술을 5회에 걸쳐 절도한 현직 경찰이 강등 징계 처분에 불복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A씨는 “독감치료제인 타미플루 부작용으로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행정4부(부장 임수연)는 경위 A씨가 “강등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을 지난 5월 27일 A씨 패소로 판결했다. 소송 비용도 A씨가 부담하도록 했다.
한 기동대에서 근무한 A씨는 지난 2023년 12월부터 약 1개월 간 5회에 걸쳐 경기도 수원에 있는 무인편의점에서 절도를 반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매품 중 일부만 결제하고 나머지는 바코드에 찍지 않은 채 종이박스에 담아 달아나는 수법이었다. 소주와 맥주, 닭강정, 각종 과자를 훔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으로 A씨는 지난 2024년 5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기소유예는 혐의가 인정되긴 하지만 굳이 재판에 넘길 정도는 아니라고 검찰이 판단해 사건을 종결하는 처분이다. 검찰은 A씨의 혐의가 인정된다면서도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충동조절이 약해진 상태에서 범행에 이르렀다”며 재판에 넘기지 않았다.
형사 절차와 별개로 A씨는 지난 2024년 6월 해임 처분을 받았다. A씨가 처분에 불복해 소청을 제기한 결과, 위원회는 4개월 뒤 해임에서 강등으로 징계 수위를 낮췄다.
A씨는 강등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 2024년 12월 A씨는 법원에 “강등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범행 시기에 A형 독감에 걸려 타미플루를 복용했다”며 “그 부작용으로 환각, 의식장애에 시달리며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각 범행에 대한 고의가 없었으므로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피해자와 합의한 점, 21년간 경찰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여러 표창을 받았던 점 등을 고려하면 강등 처분은 지나치게 무거워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은 “타미플루 부작용으로 절도 충동조절장애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부족하다”고 짚었다.
이어 “범행 당시 A씨가 충동조절능력이 약해져 있었던 것으로 보이긴 한다”면서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절도 범행을 행한다는 고의, 즉 범행에 대한 인식과 의사가 없었다고 볼 순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범행의 방식 및 횟수를 고려할 때 A씨에겐 고의가 있었다고 보인다”고 결론 내렸다.
징계 양정(정도)에 대해서도 적법하다고 봤다. 1심은 “A씨는 직무의 성격상 고도의 준법성과 도덕성이 요구되는 경찰공무원”이라며 “공직기강의 확립, 경찰공무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회복 등을 고려할 때 A씨가 징계로 입게 될 불이익보다 공익이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판결은 지난달 16일 확정됐다. 1심 판결에 대해 A씨가 항소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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