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선에 드론 전파를 교란하는 광섬유 케이블로 만든 새 둥지가 발견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구진은 어떤 새가 어떤 방식으로 만들었는지 등을 추적할 계획이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CNN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광섬유 케이블로 만든 이 새 둥지는 우크라이나 키이우 전쟁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다.
로이터는 광섬유 케이블과 풀을 엮어 만든 이 새 둥지를 통해 4년 넘게 이어진 전쟁이 자연 환경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볼 수 있다고 전했다.
2022년 우크라이나전 발발 이후 드론은 양측의 전략·전술적 개념을 바꿀만큼 중요한 무기로 떠올랐다. 우크라이나는 탱크, 장갑차, 포병 등 재래식 장비를 대규모로 동원한 러시아에 맞서고 장비·병력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드론에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공격과 방어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면서 드론 방어전술도 고도화됐다.
새들이 둥지를 만들 때 이용한 광섬유 케이블은 적 드론 공격을 유도하고 전자파 교란(재밍)으로부터 드론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이 케이블은 1200㎞가 넘는 최전선에 거미줄처럼 깔려있으며 가로수 사이, 마을 지붕 등에 얽혀 설치돼있다.
이런 사실들은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사진을 온라인을 통해 공유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군 소속 미하일로 믈레치코는 CNN에 “새들이 광섬유로 둥지를 만들고 있다”며 “놀랍다, 인상적이다”고 말했다.
어떤 새가 이 둥지를 만들었는지, 어떻게 이 케이블을 모았는지는 확실치 않다.
연구진은 이 새 둥지에서 DNA를 추출해 어떤 생물이 이것을 만들었는지 추적할 예정이다. 광섬유가 새와 자연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분석할 계획이다.
발견된 새 둥지 중 하나는 키이우 전쟁박물관에 전시되고 다른 하나는 네덜란드에서 연구가 진행된 후 우크라이나에 반환된다.
네덜란드 생물학자인 아우케-플로리안 히엠스트라는 로이터에 “많은 새 둥지를 봤지만 이런 둥지는 본 적이 없다”며 “둥지에 남은 DNA 흔적을 찾아 누가 만들었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아냐 흐린코 키이우 전쟁박물관 선임 연구원은 새들이 버려진 케이블을 재활용해 둥지를 짓기 시작했다며 “광섬유 조각으로 만든 이런 새 둥지같은 것들은 전쟁이 자연을 어떻게 바꿔놓고 있는지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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