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코스피(KOSPI)지수가 24거래일 연속 2000포인트를 넘어섰지만 박스권 장세는 여전하다.
코스닥지수는 더욱 그렇다. 700선 문턱을 들락날락하고 있는 코스닥 역시 박스권을 뚫지 못하는 실정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기관-외국인 투자자들의 등쌀과 여전히 지속되는 박스권 장세 때문에 증시에서 ‘기관의 귀환’을 목놓아 부르고 있다.
▶박스권의 코스피-코스닥 형제=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달 4일부터 이달 7일까지 24거래일 간 연속으로 2000포인트를 넘는 기록을 세웠다.
한 달 여 가량 이어진 2000랠리는 올 들어 최장기간이며, 지난해 10~11월 이어진 23일 간의 랠리 이후 가장 긴 것이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7월 13일부터 본격적으로 2000선을 넘기 시작해 지난달 2일까지 15일 동안 2000랠리를 이어갔으나 3일 급락했다.
이어 하루 만에 반등한 코스피는 2100선 진입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여전히 박스권 장세는 깨지지 않고 있다.
올해 700선을 오르락 내리락한 코스닥 지수는 지난달 12일 700선이 깨진 뒤 17거래일째 지수를 다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코스피는 올해 5.13% 오른 반면, 코스닥은 1.45% 하락하며 ‘형보다 못난 아우’가 되고 있다.
▶‘외인 주도의 코스피, 개인 주도의 코스닥’, 코스닥은 개인 놀이터(?)=하반기 코스피 시장은 외인 수급이 지수를 지탱했다. 2000선 유지의 비결은 ‘외인의 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코스콤이 제공하는 하반기 누적순매수 규모를 보면 외국인은 6조824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과 개인은 각각 5조782억원, 2조721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장은 상황이 역전됐다. 개인은 하반기 1조9677억원의 누적순매수를 기록하며 순매수액이 가장 많았고, 외국인은 2821억원을 순매수하는데 그쳤다. 기관은 1조5359억원을 팔아제꼈다.
코스피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힘으로 버텼지만, 코스닥은 개인 투자자들의 분투에도 기관의 힘(수급)에 눌렸다. 기관과 외국인의 기싸움을 피해 ‘개인들의 놀이터’가 된 코스닥 시장이 기관의 매도세에 맥을 못 춘 것이다.
코스닥이 코스피만큼 좋은 성적을 보이지 않는 것은 국내 증시가 대형주 중심의 시장이 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 이후 외국인과 기관의 자금의 대형주 쏠림 현상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당장 코스닥의 반등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는 “코스닥은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통과된 이후 코스피 대비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며 “6개월 연속으로 중소형주 펀드에서 환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나금융투자가 실시한 한 설문에서는 코스피 시장 대비 코스닥 시장의 약세가 점쳐졌다.
이명곤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와 코스닥의 상대 강도를 묻는 질문에 코스피 시장이 우위에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며 “주도종목군의 형태를 묻는 질문에는 중소형주 보다는 대형주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 응답자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기관의 귀환’은 언제쯤…=증시가 상승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기관의 귀환’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투자는 기관 수급과 관련한 낙관론을 펼쳤다.
김영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흥국 펀드의 순유입 전환 ▷채권형펀드 자금 쏠림 완화 ▷펀드 환매 패턴의 긍정적 변화 등을 근거로 국내 기관의 수급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봤다.
김 연구원은 “신흥국 주식형 펀드에 7월부터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며 “한국이 신흥국을 3~6개월 후행하는 것으로 보면 빠르면 10월, 늦으면 연말께 국내 주식형 펀드 자금도 순유입을 기대해 봄 직 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한 “국고채 3년물 금리가 기준 금리를 상회하며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완화되고 있어 주식형 펀드 소외가 완화될 수 있는 환경”이며 “올해는 낮은 지수대에서 펀드 환매가 증가했고 높은 지수대에서는 펀드 자금 유출이 줄어들어 펀드 환매 패턴이 긍정적으로 변했다”고도 분석했다.
그러면서 “기관 매도 압력이 해소된다면 연말까지 남은 기간동안의 한국 증시는 생각보다 긍정적일 수 있다”며 “점차 하단을 높여가는 주가지수 흐름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기관 수급에 민감하면… ‘따라하기 전략’도=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관 수급에 민감한 투자자들을 위한 ‘기관 따라하기’ 전략을 소개했다.
올해 기관은 이익보다는 밸류에이션에 더욱 관심을 갖고 있고, 연기금을 추종하면 성과가 좋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연기금은 전통적으로 저평가 종목을 선호하는 편이고 리스크 관리에 특화된 운용기법을 보유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올해 BM(펀드 기준수익률) 복제 액션을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른 유망종목은 최근 연기금의 우호적인 수급과 저PBR(주가순자산비율), 하반기 실적모멘텀을 가진 종목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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