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시정비사업 시장에서 신탁방식 정비사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신탁방식 정비사업은 부동산신탁회사가 사업시행자로 참여하여 사업 전반을 관리·운영하는 구조다. 복잡한 인허가 절차와 자금조달, 공사·분양 관리를 전문가가 수행하여 사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2025년 기준 약 200건의 정비사업이 신탁방식으로 사업을 시행 중이다. 특히 노후계획도시정비법으로 사업을 시행 중인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15개 구역 중 9곳이 신탁방식으로 사업을 추진 중으로 이는 대규모 통합 재건축에서 요구되는 사업관리 역량과 자금조달 능력이 신탁방식의 장점과 부합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자금조달 측면에서 신탁방식은 사업시행자인 신탁사가 자체 조달할 수 있어 사업의 안정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부분이 장점으로 부각된다.

다만 신탁방식의 장점 이면에는 부담 요인도 존재한다. 신탁사가 자체 조달하여 사업장에 투입하는 사업비 금리가 통상적인 담보대출이나 제1금융권 신용대출 대비 다소 높다는 점이다. 특히 1기 신도시에서 추진하는 통합 재건축은 초기 투입자금 규모가 매우 클 것으로 보이며, 이 경우 신탁사의 부담 규모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 사업기간이 장기화될수록 금융비용은 신탁사와 주민 모두에게 부담이다.

이러한 초기사업비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제도가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조성하는 미래도시펀드다. 미래도시펀드는 1기 신도시 등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의 사업비를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한 정책금융 성격의 펀드로, HUG의 보증을 기반으로 사업시행자에게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이다.

시공자 선정을 완료한 사업시행자는 초기사업비를 최대 200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어 초기 투입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이는 HUG의 일반 정비사업 초기사업비 보증의 한도인 60억원의 약 3.3배 규모로 초기사업비 부담을 더욱 경감한다. 더불어 기존 신탁사 자체조달과 비교할 때 미래도시펀드는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이러한 미래도시펀드의 장점은 단순한 금융지원 및 비용 절감에 그치지 않는다. 사업 초기 자금 조달 불확실성을 줄이고 주민의 추가 분담금 우려를 완화하며 사업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과 혼선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 안정적인 사업비 공급 체계는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의 속도를 높이고 사업성을 제고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미래도시펀드는 활용 시점에 한계가 있다. 현재는 사업시행자 지정 이후 시공자 선정까지 완료되어야 융자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시공자 선정 이전 초기단계에서도 자금 수요가 존재한다. 이에 미래도시펀드 지원 시점을 보다 유연하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

1기 신도시 재건축은 대한민국 도시 재편의 중요한 시험대이자, 향후 노후계획도시 정비 정책 방향성의 지표가 될 것이다. 미래도시펀드가 보다 유기적으로 활용된다면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도시정비 모델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해용 한국자산신탁㈜ 도시재생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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