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웹(Web) 뒤에 숨어 있던 고수들이 예능에 등판했다. 연예인 못지않은 입담과 센스로 브라운관을 종횡무진, 예능 신예로 떠오른 웹툰 작가다.

▶만화는 물론 요리, 리얼리티 예능까지… ‘만능 엔터테이너’= 웹툰 작가의 등장으로 예능 가에 신선한 바람이 불고 있다.

2014년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 등장한 김풍은 ‘찌질의 역사’를 연재하고 있던 웹툰 작가였다. 특유의 입담에 유명 셰프들에 견주어 손색없는 재치 만점 요리를 만들어 내며 예능감을 과시했다.

출중한 요리실력을 겸비하지 않아도 자신의 전공을 10분 발휘하는 장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작년 말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에 웹툰 ‘이말년 씨리즈’의 작가 이말년이 그림을 그려주는 코너 신설과 함께 방송을 시작했다. 걸스데이 유라와 함께 호흡을 맞춘 이말년은 코너 1위에 당당히 오르며 인기 코너로 등극했다.

이에 더해 MBC ‘무한도전’은 지난 6월 웹툰 특집에 유명 웹툰 작가를 한 자리에 모았다. 국민 웹툰 ‘미생’을 그린 윤태호부터 초호화 캐스팅과 함께 영화 제작에 들어간 ‘신과 함께’의 작가 주호민, ‘이말년 씨리즈’의 이말년, ‘패션왕’의 기안84 등 총 6인의 웹툰 작가가 참여했다. ‘무한도전’ 멤버들과 함께 팀을 이뤄 방송 말미에 릴레이로 그린 웹툰을 연재하는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국민 예능 ‘무한도전’의 ‘릴레이툰’ 특집은 좀처럼 방송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던 작가들이 대거 등장, 웹툰의 대중적인 인기를 그대로 반영하는 편성이었다.

주종목으로 성공리에 데뷔한 기안84는 리얼리티 예능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MBC ‘나혼자 산다’에 새 얼굴로 들어와 웹툰 작가이기 이전에 혼자 사는 남자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호평을 받았다.

▶내 일상 그리는 작가들, 방송에서도 공감 100배= 일반인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이름을 알렸지만, 연예인과는 또 다른 속성을 가지고 있다. 유명하지만 연예인 보다는 일반 시청자들과 가장 가까운 일상을 공유하고 있다. 특히 “예능에 나오는 웹툰 작가들은 대부분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로 “시청자들과 비슷한 경험과 공통점을 나누고 있기에 그들의 평범성이 오히려 돋보이는 특징(이택광 문화 평론가)”이 있다. 이에 시청자들도 “그간 예능에서 볼 수 없던 자연스럽고 꾸밈 없는 모습에 호응(김선영 TV평론가)”하게 된다.

기안84는 ‘나 혼자 산다’를 다시 ‘리얼’한 리얼리티로 돌려놓았다. 지난 6월 새 얼굴로 등장한 기안은 그간 ‘나 혼자 산다’ 출연진에게 볼 수 없었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집에서 만화를 그리는 일 외에는 혼자 사는 남성의 적나라한 일상을 그대로 보여줘 공감과 웃음을 자아냈다. 초호화 집도, 화려한 여름휴가도 없었다. 귀차니즘의 끝을 보여주는 휑한 집에 여름휴가로는 동네 오락실과 만화방을 찾았다. 코인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고 만화방에서 자장면을 시켜먹는다. “날 것 그대로의 꾸밈없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기 충분(김선영 TV 평론가)”했다.

웹툰에 보다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게 해준 건 이말년이었다.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에서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그림을 선보이고, 특유의 입담과 재치있는 그림으로 웃음도 덤으로 선사했다. 이들은 “연예인이나 일반 개그맨이 가진 식상한 설정과 포맷과는 다른 새로운 인물”로 “예능에 신선함(이택광 문화평론가)”을 불어 넣고 있다.

10~30대를 폭넓게 아우르는 이들의 인기도 한 몫 한다. 이택광 문화 평론가(경희대 교수)는 “이들 젊은 세대가 가진 웹툰 작가의 명성과 영향력이 예능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며 “웹툰을 통해 접하던 작가들이 방송에서 시청자들 자신과 비슷한 평범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친근감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