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5일은 우리 역사에서 매우 뜻깊은 날이다. 조선의 위대한 성군인 세종대왕이 태어난 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이날을 정확히 기억하고 기념하는 국민은 많지 않다. 우리는 매년 한글날을 통해 한글의 가치를 기리지만, 그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탄생일은 상대적으로 조용히 지나가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는 5월 15일 ‘세종대왕 나신 날’을 다시 조명하고, 그 의미를 오늘의 시대 속에서 새롭게 되새길 필요가 있다.
세종대왕은 단순한 군주가 아니었다. 그는 백성을 향한 깊은 애민 정신을 바탕으로 나라의 미래를 설계한 지도자였다. 당시 백성들은 어려운 한자를 배우기 힘들어 자기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기 어려웠다. 세종은 이러한 현실을 안타깝게 여겼고, 누구나 쉽게 배우고 쓸 수 있는 문자를 만들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 한글이다. 한글 창제는 단순한 문자 발명이 아니라 백성에게 지식과 표현의 자유를 열어 준 역사적 혁명이었다.
세종대왕의 업적은 문자 창제에만 머물지 않았다. 그는 집현전을 중심으로 학문과 연구를 장려했고, 천문·농업·의학·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가 발전을 이끌었다.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고 농업을 안정시키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백성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려 했다. 문화와 과학, 그리고 경제가 함께 발전해야 나라가 강해진다는 사실을 세종은 이미 600여 년 전에 보여주었다.
오늘날 세계는 한국 문화에 주목하고 있다. 음악과 영화, 드라마, 음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문화는 세계인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이른바 K-컬처(Culture)의 시대다. 하지만 K-컬처의 성공은 단순히 최근의 문화 산업 성장에서만 비롯된 것이 아니다. 그 깊은 뿌리에는 사람을 중심에 두고 문화와 지식을 통해 사회를 발전시키려 했던 세종대왕의 철학이 자리하고 있다.
세종의 마음은 언제나 백성을 향해 있었다. 백성이 쉽게 배우고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문자를 만들고, 지식과 문화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이려 했다. 이러한 정신은 오늘날 한국 문화가 세계와 소통하는 힘의 원천이 되고 있다. 한글은 이제 단순한 문자 체계를 넘어 한국 문화의 상징이 되었고, K-컬처가 세계와 연결되는 중요한 통로가 되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은 경제적 어려움과 글로벌 경쟁 속에서 새로운 도약의 길을 찾고 있다. 이런 시기일수록 우리는 세종대왕의 리더십에서 중요한 메시지를 발견하게 된다. 바로 문화와 지식이 국가 경쟁력의 근본이라는 사실이다. 세종이 한글을 통해 지식의 문을 열었듯이, 오늘날 우리는 문화와 창의성을 통해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필자가 참여하고 있는 세종대왕국민위원회는 ‘지구촌 세종대왕 알리기 한류 캠페인’을 통해 세종대왕의 정신을 세계에 알리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단순히 역사적 인물을 기념하는 차원을 넘어 세종의 애민 정신과 문화 철학을 오늘의 시대에 다시 살리려는 노력이다. 세종의 마음을 K-컬처와 연결하여 한국 문화의 뿌리와 가치를 세계와 함께 나누자는 취지이기도 하다.
문화는 국가의 미래를 만드는 힘이다. 세종대왕이 보여준 것처럼 문화와 지식에 대한 투자는 결국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고 경제를 살리는 기반이 된다. 지금 세계가 주목하는 K-컬처 역시 이러한 문화적 토양 위에서 성장하고 있다.
다가오는 5월 15일 ‘세종대왕 나신 날’이 단순한 역사적 기념일을 넘어 대한민국의 문화적 가치를 다시 생각하는 날이 되기를 기대한다. 세종대왕의 정신을 기억하고 계승하는 일은 곧 한국 문화의 미래를 확장하는 일과도 같다.
세계가 K-컬처를 이야기하는 지금, 우리는 그 출발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K-컬처의 뿌리는 화려한 콘텐츠 산업이 아니라 백성을 향한 한 왕의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바로 세종의 마음이다. 그리고 그 마음이 살아 있는 한, 한국 문화의 미래는 앞으로도 계속 세계 속에서 새로운 꽃을 피워 나갈 것이다.
박상도 세종대왕국민위원회 전문위원·전 농협중앙회 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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