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각) 대(對)이란 전쟁과 관련 “향후 2~3주 이란을 극도로 강하게 타격할 것”이라며 “석기 시대로 되돌려 놓을 것”이라고 했다. 개전 이후 첫 대국민 생방송 연설이라는 점에서 종전 선언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실제로 이란의 주요 다리를 공격하며 긴장은 계속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서도 “석유를 가져가는 나라들이 스스로 지켜야 한다”며, 해협의 안전 책임에서 손을 떼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결국 전쟁의 불확실성만 키웠다. 기름값 상승 등으로 미국 내 여론이 악화하자 지지층을 달래기 위한 연설이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란은 한 발 더 나아갔다. 호르무즈 해협 통행 자체의 규칙을 바꾸려 하고 있다. 이란 외무부 고위 인사는 오만과 함께 새로운 통항 프로토콜을 만들고 있다며, 앞으로는 평시에도 해협을 지나려면 연안국과의 조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미국과 그 지원국에 대해서는 통행 제한이나 금지까지 시사했다. 해협을 ‘안전 관리’하겠다고 하지만 정치·군사적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호르무즈 해협은 특정 국가에는 열리고, 다른 국가에는 닫힐 수 있는 차별적 통로가 된다. 그 자체로 국제 해양 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을 포함한 40여 개국 외교장관들이 화상회의를 통해 해협 개방과 항행의 자유를 촉구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한 점은 의미가 있다. 회의에선 이란에 대해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해협 재개방을 요구하고, 필요할 경우 제재 등 경제·정치적 대응도 검토하기로 했다. 해협에 발이 묶인 선박과 선원의 안전 확보를 위해 국제해사기구(IMO)와 협력하고, 해운업계와의 정보 공유를 강화해 시장 불안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다음 주에는 군사 전략가 회의를 열어 기뢰 제거와 안전한 통항 확보 방안까지 구체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한다. 실제 해협의 안전을 보장할 실행력 있는 대안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중동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선 국제 공조의 필요성이 클 수밖에 없다. 당장 원유·나프타 등 수급 차질로 경제 전반이 타격을 입고 있고, 향후 물가와 산업 부담은 가늠조차 안된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적 논의에 발을 맞춰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 특히 중견국들과의 긴밀한 연대를 통해 외교적 압박과 해상 안전 확보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현실적인 기여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동시에 비축 확대와 수입선 다변화 등 에너지 대응 전략도 치밀하게 짜야 한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갈등이 미칠 파장을 다각도로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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