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내란세력 척결’을 외치며 국민의힘에 대해 “사과와 반성 없이는 악수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5일 상견례 차원의 정당 대표 예방에선 국민의힘은 쏙 뺐다. 야당은 그 수모를 당하면서도 전임 윤석열 정부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대표 선거 전선이 전임 대통령 탄핵 및 극우 성향 인사 전한길씨의 입당 찬반으로 갈렸다. 여당은 방송법 개정안을 강행처리했고, 국민의힘은 무제한토론으로 맞섰지만 소속 의원 총 발언시간이 오히려 여당보다 짧았다. 이 와중에 이춘석 의원은 차명·이해충돌로 의심되는 주식거래를 하다 언론에 발각돼 민주당을 탈당하고 법제사법위원장에서 사퇴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비리 혐의로 구속됐던 자당 소속 전직 의원 등 4명에 대해 광복절 사면·복권을 요청하는 메시지를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에 보내 논란에 싸였다.

민주당은 세상 무서운 게 없는 ‘유아독존’의 행태, 국민의힘은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그저 버틸 뿐이라는 식의 ‘오합지졸’ 모습이다. 우선 제1야당에 인사치레조차 안 한 정 대표 언행은 강하다기보다 치졸해 보인다. 악수나 인사를 거부하는 것 따위는 목표 실현 수단을 갖지 못한 약자의 정치적인 항의 표현으로서나 납득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다. 거대 여당의 수장이 할 일은 아니다. 주식양도세 대주주 조건 혼선이나 강선우 전(前)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일방적 엄호, 이춘석 의원의 그릇된 행태 등이 야당은 안중에도 없는 수준을 넘어 더 이상 국민이 무섭지 않은 지경에까지 이르러 비롯된 것은 아닌지 민주당은 냉철히 돌아봐야 한다.

국민의힘은 지지율이 여당의 반토막임에도 아랑 곳 없다. 전임 정부의 탄핵과 전 대통령 부부의 특검 수사, 정권 교체의 귀책사유가 무엇인지, 어디에 있는지 일말의 분석과 반성조차 안 보인다. 여당과 정책 경쟁이나 대안 제시보다는 반대 시늉만 내다가 무기력하게 철수하는 일을 당연지사로 여기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

국회 꼴이 말이 아니고 국민은 부아만 치솟는다. 방송법만 해도 ‘방송의 독립성’이란 목표는 사라지고 ‘언론개혁’과 ‘입법독주’라는 정치 구호만 맞부딪친다. 이른바 ‘노란봉투법’과 ‘더 센 상법’도 마찬가지다. 여당은 야당을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고 야당은 무기력한 반대만 외치고 있다. 그러니 관세 협상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성장과 기업활동을 촉진할 협력은 언감생심이다. 여야 의원들이 철강산업성장을 위한 ‘K-스틸법’을 발의했지만, 그나마도 ‘내란세력과 협치는 없다’는 민주당과 ‘독재대응특별위원회’를 만든 국민의힘 간 극한 대치 속에서 허망한 제스처로 끝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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