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VSHDC현대산업개발

‘허위설계’ 네거티브 벌어지기도

22일 시공사 선정 총회서 승자 결정

포스코이앤씨의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홍보관에서 조합원들이 설명을 듣고 있다. 김희량 기자
포스코이앤씨의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홍보관에서 조합원들이 설명을 듣고 있다. 김희량 기자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1번 포스코는 요즘 떠오르는 별이고, 2번은 HDC현대산업개발은 용산이 (본사가 있는) 앞마당이니 사활을 거는 모습이잖아요. 며칠 뒤 한 번 더 와서 비교해 볼 거예요.”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조합원 A씨)

9일 오전 찾은 서울 용산구 옛 베르가모 웨딩홀 외관에는 선거운동을 연상시키는 ‘기호 1, 기호2’가 적힌 대형 현수막이 건물 절반을 가릴 정도로 비장하게 걸려 있었다. 이곳은 용산구 한강로3가 40-641번지 일대 7만1901㎡ 부지에 아파트(777가구), 오피스텔, 상업 및 업무시설 등으로 구성되는 대규모 복합단지의 시공권을 둔 수주전이 벌어지는 현장이다.

양사는 한 건물 각기 다른 층에 홍보관을 마련해 조합원들이 쉽게 두 시공사의 제안을 비교할 수 있게 했다. 개관시간부터 조합원 상담이 예정된 공간들에는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었다. 조합원 대상 프레젠테이션실에서는 담당자 설명이 끝나자마자 사업 조건과 경쟁사와의 차별점을 묻는 질문이 끊이지 않을 정도였다.

HDC현대산업개발의 홍보관이 있는 5층은 어두운 색상을 활용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반자동식 버튼을 누르면 차례대로 공개되는 주방, 욕실은 물론 16층 높이의 조망을 재현한 침실에서는 통창을 통해 마치 호텔에 온 것처럼 한강을 볼 수 있는 느낌이 들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더라인330’ 단지 모형도. 김희량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의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더라인330’ 단지 모형도. 김희량 기자

‘더 라인330(최고 38층, 9개 동)’을 내세운 현산의 단지 조형도에서는 4개 동에 걸쳐 날개처럼 펼쳐진 국내 최장 330m 스카이브릿지가 특징이었다. 전면 배치된 주동들이 단지의 무게중심을 잡고 조약돌을 연상케 하는 상가 동들과 나머지 동들이 어우러지며 한강변 정비사업지 중에서도 차별화된 외형을 자랑했다.

4층의 포스코이앤씨 홍보관은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 용산’를 내세운 만큼 야외 테라스 공간을 포함한 66평 펜트하우스를 예시 공간으로 선보였다. 한강을 향해 사선형으로 배치된 주동들 주변에 곡선 무늬의 발코니와 수직 정원을 연상시키는 오피스텔 동을 배치해 도심 속에서도 자연을 느끼도록 설계했다.

포스코이앤씨의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오티에르 용산’ 단지 모형도. 김희량 기자
포스코이앤씨의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오티에르 용산’ 단지 모형도. 김희량 기자

조합원 B씨는 “정비사업이 20년 가까이 부진하면서 살 집을 빨리 만나고 싶은 생각이 강하다”면서 “실거주 만족도와 실현 가능성이 높고 지연 없이 갈 수 있는 시공사에 제 표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 모두 조합원 한강 전망 세대 보장, 스카이브릿지와 세계적 전문가들의 디자인을 강조하는 만큼 조합원들은 사업 조건과 거주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컸다. 현산은 용산국제업무지구 및 인근 인프라와의 연계 개발을 통한 입지적 가치 상승, 포스코이앤씨는 최고급 주거단지로서의 정체성을 차별화 지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2018년 용산 개발권을 따낸 저희는 단지가 외딴섬이 되지 않도록 상가, 업무지구 및 배후단지의 연결을 가장 잘할 적임자”라면서 “조합원 수익과 직결되는 상권에도 활력을 돌게 만들 도쿄 롯폰기힐스 같은 화룡점정의 공간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9일 오픈한 HDC현대산업개발의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홍보관을  조태제 HDC현대산업개발 대표가 둘러보고 있다. 김희량 기자
9일 오픈한 HDC현대산업개발의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홍보관을 조태제 HDC현대산업개발 대표가 둘러보고 있다. 김희량 기자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저희는 경쟁사(35%, 4496평)보다 조경 공사비 2.7배를 들인 만큼 순수 녹지 비율 51%(6460평)로 확연한 차이를 가진다”면서 “45평 이상 대형평형 세대수가 3분의 1이 넘고 경쟁사보다 67세대 많다”라고 차별점을 강조했다.

각 홍보관에서는 경쟁사를 의식 및 지적하는 발언들도 등장했다. 포스코이앤씨 홍보관 설명회에서는 한 관계자가 “저희는 세대별 한강 조망을 검증해 전망 좋은 3~4개 층에 서브펜트하우스도 만들었지만 현산은 겨우 3세대에 불과하다”면서 “저희는 주차대수를 포기하고도 안전을 위해 전이 기둥도 반영했지만 경쟁사는 이를 누락한 허위 설계를 냈다”고 비판했다.

반면 현산 관계자는 “이제는 ‘아파트만 잘 짓겠다’는 접근은 한계가 있다”면서 “경쟁사도 하얏트호텔 입점을 얘기하지만 실제 유치 및 운영할 수 있는 건 저희가 유일”하다고 했다.

양사는 이외에도 총사업비, 평당 사업비, 추가이주비 대출 등의 조건들을 각자 비교하며 조합원들을 설득했다. 사업비 약 1조원이 걸린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의 시공사는 22일 총회에서 결정된다.


hop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