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상장 이후 순차 정리, 315억 회수
HPSP 리캡 통해 자기자본 투자 비중 낮춰
트랙스로지스 정상화, 신규 펀딩 관심
![[회사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21/news-p.v1.20250521.a892170572a64f0884a375b38bb4135a_P1.jpg)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반도체 산업 투자에 특화된 사모펀드(PEF) 운용사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이하 크레센도)가 포트폴리오 기업 회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인 HPSP에 이어 올해 코스닥에 입성한 삼양엔씨켐 지분도 정리 중이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크레센도는 삼양엔씨켐 지분을 장내매도하며 이달까지 총 315억원을 현금화했다. 앞서 2월 상장 직후 196억원어치를 판 이후 락업(의무보유기간)이 해제되는 시점에 맞춰 두 차례 처분해 추가로 119억원을 확보했다.
상장 당일 처분한 물량을 제외하면 모두 삼양엔씨켐 공모가(1만8000원)를 밑도는 시가에 정리했다. 크레센도가 삼양엔씨켐을 담은 펀드 만기는 2~3년 후에 도래하지만 투자 기간을 줄여 수익률을 관리하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중간 회수 과정에서 투자금 상당 부분을 이미 회수한 상태다.
앞서 크레센도는 2018년 336억원을 투자해 삼양엔씨켐(당시 엔씨켐)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2022년 삼양그룹이 반도체 소재 사업 강화 목적으로 삼양엔씨켐 경영권을 575억원에 인수하는 과정에서 크레센도는 300억원을 회수했다.
삼양엔씨켐은 반도체 제조 공정 과정에서 노광과 세정에 사용되는 소재를 생산해 판매한다. 주요 제품은 포토레지스트(감광성 물질)와 세정액의 원료와 중간체 등이다. 올 1분기 별도기준 매출액은 306억원, 영업이익은 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 116%씩 증가하며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크레센도의 반도체 핵심 포트폴리오인 HPSP 역시 회수 모드에 돌입했다. 작년 말 경영권 매각을 추진했으나 올 들어 글로벌 무역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거래 성사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된다. 크레센도는 매각 장기화를 감안해 HPSP 리캡(자본재조정)을 통해 중간분배에 나섰다. HPSP 지분 일부를 담보로 2300억원의 인수금융을 일으켜 유동성을 확보했다.
반도체 포트폴리오는 아니지만 바이아웃으로 전환된 트랙스로지스도 사업 안정화를 이룬 상태다. 트랙스로지스의 전신은 큐익스프레스로 큐텐그룹 글로벌 물류 자회사였다. 지난해 큐텐그룹의 티몬과 위메프가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일으키면서 트랙스로지스는 재무적투자자(FI) 중심으로 지분 구조가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크레센도는 대주주로 올라섰다. 일시적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초 300억원 투자도 마쳤으며 흑자전환 이후 매각과 기업공개(IPO) 등이 예상되고 있다.
포트폴리오 정리 성과가 가시화되면 내년께 추가 펀드레이징이 예상된다. 크레센도는 2012년 페이팔과 팔란티어 공동 창업자로 익숙한 피터 틸이 스폰서하며 설립된 PEF 운용사다. 창업자인 이기두 대표 역시 엔지니어 출신이며 그동안 글로벌 기술 우위를 점하면서 해외 성장성이 높은 수출 섹터에 초점을 맞춰 투자를 집행해 왔다. 누적 운용자산(AUM)은 약 1조8000억원이다.

ar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