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 순매도액 1년 6개월만에 최대
5월 동안 1조 2038억원 매도
美 신용등급 하락에 추가 리스크 우려
![[챗GPT를 사용해 제작함]](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19/news-p.v1.20250519.ba32045794744b15a3257f9e5b55aae5_P1.png)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지난 2월 관세 전쟁에 따른 뉴욕증시 급락에도 미국 주식을 사 모으던 ‘서학개미’들이 7개월 만에 ‘팔자세’로 돌아섰다. 이달 들어 미국의 무역 협상 진전으로 미국 3대 지수가 반등했음에도 자금 이탈 현상이 뚜렷해졌다. 여기에 무디스가 110년만에 미국의 국가신용등급까지 강등하면서 ‘셀 아메리카’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지난 16일까지 미국 주식을 8억 5960만 달러 순매도했다. 지난 2023년 12월 이후 가장 큰 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주식에 대해 ‘무한 신뢰’를 보내던 국내 투자자들이 매도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만이다.
그동안 국내 투자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으로 뉴욕 증시가 급락했지만 미국 주식을 대거 매수해 왔다. 연초 5868.55 를 기록했던 S&P500 지수는 넉 달 만인 4월 8일 15.09%(4982.77)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역대 최고점(2만 204.58)을 기록했던 나스닥 지수는 같은 기간 20.82% 떨어졌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149억원을 순매수했다. 미국 증시 하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하며 미국 증시 반등에 베팅한 셈이다.

하지만 이달 들어 분위기는 반전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협상으로 미 증시가 상승 중임에도 매도 랠리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미국 나스닥100 지수는 이달 들어 8.29%, S&P500는 6.32% 상승했지만 서학개미들의 미국 증시 이탈 현상은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한 주(12일~16일)동안에만 9억 2355만 달러를 팔아 치웠다.
개인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의 잠재적인 리스크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면서 매도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언제 다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무역 전쟁을 재개할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미국 증시 조정론’이 고개를 들면서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투자 수익률 악화도 매도세를 부추긴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16일 원/달러 환율은 1389.6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초 원/달러 환율은 1480원을 기록하며 강달러 기조를 이어 왔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준비제도 흔들기에 달러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했다.
여기에 미국이 달러 약세를 위해 관세 협의 상대국에 통화 절상 압박을 넣을 것이라는 ‘제2의 플라자합의’ 우려가 확산하면서 달러 가치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한미 간 환율 협의가 있었다는 외신 보도가 전해지면서, 원화 가치 절상 압력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자 원/달러 환율도 급락했다.
미국 증시에 대한 경계감도 확산 중이다. 3대 신용평가기관 중 하나인 무디스가 최근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에서 ‘Aa1’으로 강등하면서 탈(脫)미국으로 자금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은 “지난주 금요일 미국 정규장 마감 이후 발표된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소식에 역외 원/달러 환율은 1390원대로 하락했다”라며 “게다가 미국 주가지수 선물과 달러화도 아시아 시장 개장과 동시에 추가 하락하며 장중 약달러 흐름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joo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