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100일 기념 행사서 자화자찬
“이제 시작일 뿐” 관세 정책 등 적극 옹호
“관세 협상 오래 가면 우리가 가격 정할 것”
“연준보다 금리를 잘 알아” 파월 또 저격
![2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기념해 미시간주 워런에 위치한 머콤 카운티 커뮤니티 칼리지 스포츠 엑스포 센터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30/rcv.YNA.20250430.PAP20250430136601009_P1.jpg)
[헤럴드경제=김빛나·김영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념행사에서 “지난 100년간 워싱턴에 없었던 가장 큰 변화를 100일 만에 이뤄냈다”며 자신의 임기 내 행보를 자신했다. 최근 지지율 하락 등 미국 내 부정 여론이 높아졌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을 시사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머콤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리 그린우드의 ‘신이시여 미국을 축복하소서’에 음악에 맞춰 행사장에 등장했다. 그는 “우리는 이제 막 시작했다”며 “아직 보여줄 것이 많다”고 외쳤다. 행사장에는 ‘황금시대(THE GOLDEN AGE)’, ‘100일의 위대함’, ‘아메리칸 드림이 돌아왔다’ 등 트럼프를 상징하는 플래카드가 걸렸다.
![2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기념해 미시간주 워런에 위치한 머콤 카운티 커뮤니티 칼리지 스포츠 엑스포 센터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30/rcv.YNA.20250430.PRU20250430139701009_P1.jpg)
트럼프 대통령은 약 90분간 이어진 연설 대부분을 자신의 정책을 옹호하는 데 할애했다. 특히 관세정책이 미국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그들은 우리의 세금과 관세 정책 때문에 전 세계에서 오고 있다. 그들은 여기에 와서 공장을 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십년간 정치인들이 중국을 강화하기 위해 디트로이트(미국 자동차산업의 요람)를 파괴했지만, 여러분은 드디어 노동자를 위한 투사를 백악관에 가지게 됐다. 난 중국을 우선하는 대신에 미시간을 우선하겠다”며 ‘미국 우선주의’를 거듭 내세웠다.
그는 인도, 프랑스, 스페인, 중국 등 전 세계 국가가 미국과 무역 협상을 하려고 찾아온다면서 “우리는 협상하겠지만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들이 원하는) 상품을 가진 것은 우리이며 미국에 있는 것도 우리다. 그들은 우리 상품의 일부를 원한다. 우리는 그냥 가격을 정할 수 있지만 난 공손하고 친절해지고 싶다. 하지만 협상이 너무 오래 걸리면 그냥 가격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2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기념해 미시간주 워런에 위치한 머콤 카운티 커뮤니티 칼리지 스포츠 엑스포 센터에서 연설하고 있다. [UPI]](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30/rcv.YNA.20250430.PUP20250430021801009_P1.jpg)
민주당과 전임 대통령인 조 바이든을 향해 거침없이 발언하기도 했다. 그는 “조 바이든의 전기차 의무화를 중단시켰다”며 “몇 년 안에 전기차를 사야 한다고 강요하는 법이었다. 말이 되냐?”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민주당 일부 의원 사이에서 나온 ‘탄핵론’을 비웃었다. 그는 “민주당은 후보도 없고 자신감도 없다”며 “도대체 내가 뭘 했길래 탄핵한다는 거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퍼스트레이디(영부인)에게 이야기했다. ‘또 탄핵 이야기 나오는 거 들었어?’”라며 탄핵 가능성을 일축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념 연설은 정적(政敵)들을 공격하고 과거 사법리스크에 대해 불평하는 등, 선거 유세 현장을 방불케 했다”고 평가했다.
미시간주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나 다름없는 지역이다. 제조업 공장이 많은 러스트벨트 지역인 미시간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으로 ‘공화당 텃밭’이 됐다. 미시간주는 2016년 첫 대선 출마 당시 1만명 차이로 트럼프의 손을 들어줬다. 2016년, 2020년, 2024년 3차례나 대선 전날 유세를 한 지역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번 행사를 통해 트럼프가 대선 기간 대반전의 역사를 쓴 과거를 재현하려는 의도가 있었다.
![2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기념해 미시간주에 위치한 머콤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연설하고 있다. [AP]](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30/rcv.YNA.20250430.PUP20250430021601009_P1.jpg)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마찰을 빚었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겨냥한 발언도 이어갔다. 그는 “정말 일을 잘 못하는 연준 인사가 있다”면서도 “연준을 비판하면 안 된다고 한다. 그가 자기 일을 하도록 둬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난 그보다 금리에 대해 훨씬 많이 안다”고 비꼬았다.
100일 행사와 별개로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과의 인터뷰도 진행했다. 이날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재집권한 이후 중국에 부과한 145%의 관세와 관련, “그들은 그것을 받아 마땅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전 세계 모든 국가로부터 갈취당해 왔으며 그들은 모두 우리를 비웃었다”라면서 “우리는 그런 일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0일 동안 가장 큰 업적을 묻는 말에는 “불법 이민자들이 국경을 넘어가는 상황을 줄인 것”을 꼽았다. 하지만 NYT는 이에 대해 “불법 이민자들의 밀입국 건수가 사상 최저 수준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사실이지만,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이 고의로 범죄자들을 미국-멕시코 국경으로 보냈다는 건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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