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저조한 경제성장과 아파트 공급과잉 속에서 홍콩 부동산 관련 투자는 역대 최고조에 달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8일(현지시간) 홍콩 부동산 관련주 주가를 종합한 항셍부동산지수가 지난 1월 이후 37%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항셍부동산지수와 전체 증시인 항셍지수의 차이는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시아 외환위기로 홍콩 부동산 거품이 꺼지기 직전과 유사한 모양새다.

블룸버그는 홍콩의 부동산 투기 과열 조짐의 근거로 갑작스럽게 급등한 부동산 주가를 제시했다. 항셍지수 종목 중 지난달 12일 이후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10개 기업의 절반은 부동산이었다. 청쿵부동산홀딩스 워프홀딩스 등 부동산 개발업체의 주식이 40%이상 급등했다. 같은 기간 항셍지수는 23%가량 상승했다.

지난해 9월 홍콩 부동산 가격이 13% 하락하면서 주식 투자자들은 홍콩 부동산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탈퇴)와 미국 금리 인상에 보류로 자산을 사들이는 이들이 급증한 것이다. 특히, 홍콩 달러는 미국 달러에 고정(페그)돼 있어 미 금리 인상이 지체돼자 투자 랠리가 이어졌다.

문제는 공급측면을 고려하면 이러한 투자열기가 이뤄지기어렵다는 점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에서 홍콩 내 미분양 아파트 수는 지난 6월 기준 7만 1000채로, 12년 만에 최고 수준에 달했다. 같은 기간 판매량은 8.9% 줄어 16개월 연속 감소세를 띄었다.

경제 성장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홍콩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도 예상보다 줄면서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거나 하향세를 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윌리엄 퐁 베어링 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투자자들은 홍콩 부동산 공급이 증가하고 있고 경제는 둔화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물론 낙관론도 있다. 알노우트 반 리진 레베코 투자회사의 아시아 투자담당자는 “국제 시장에서 홍콩(부동산지수)은 가격이 낮은 축에 속한다”라며 “당분간 랠리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분석했다. 외환위기 이후 홍콩 부동산 주식들의 밸류에이션은 20년 전 수준에 밑돌고 있다. 항셍 부동산 지수는 순 자산의 0.8배에 그친다.

하지만 블룸버그 통신은 부동산주 강세를 이끌었던 저금리 환경도 끝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고용지표 호조로 연방준비제도(Fed ㆍ연준)가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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