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관세 조롱성 밈 확산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10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인공지능(AI) 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징적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 가격이 50달러에서 77달러로 급등한다는 내용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했다. 엑스(X·옛 트위터) 캡처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10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인공지능(AI) 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징적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 가격이 50달러에서 77달러로 급등한다는 내용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했다. 엑스(X·옛 트위터) 캡처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중 무역전쟁이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가운데 미국이 중국 수입품에 부과한 누적 관세가 ‘최대 245%’에 달하자 중국 정부 관료들이 트럼프 대통령 관련 굿즈에도 관세가 붙어 가격이 2배 이상 오를 수 있다는 조롱성 발언을 내놓고 있다.

포브스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매기자 중국 정부 관계자들까지 나서 소셜미디어(SNS)에 트럼프를 비꼬는 밈을 공유하고 있다.

트럼프 굿즈 중 가장 인기가 많은 제품은 트럼프 대통령의 후보 시절 선거운동 구호였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새겨진 붉은색 모자다. 상호관세 등 관세가 붙기 전 모자 가격은 19.99달러(약 2만8000원)이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0일 오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의 상징적인 캐치프레이즈인 ‘마가’ 모자 가격이 50% 이상 급등한다는 내용의 밈을 게시했다. 이 밈에는 MAGA 모자에 ‘중국산(Made in China)’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다. 실제로 마가 모자는 미국에서 제조되지만, 일부 모조품이 중국에서 생산된다.

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도 마가 모자 가격이 100% 이상 폭등한다는 밈을 공유했다. 그는 이 밈이 중국판 인스타그램인 ‘샤오훙수(레드노트)’에 처음 게시됐다고 설명했다.

류 대변인을 비롯한 많은 SNS 사용자들은 트럼프가 펭귄만 사는 무인도인 허드 맥도널드 제도까지 10% 관세를 부과한 것을 조롱하는 밈도 공유했다. 이 밈에는 펭귄들이 외딴 섬에 대한 트럼프의 관세에 항의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MAGA 모자를 던져 보이고 있다.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MAGA 모자를 던져 보이고 있다. [로이터]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에도 대중 관세로 마가 모자의 가격이 오른 바 있다. 기존 12달러(약 1만7000원)에서 20달러(약 2만8000원)까지 오른 것이다.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로 인해 수입 비용이 급격히 상승했음에도 미국 내에서 MAGA 모자를 대규모로 제조하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오랜 기간 수출 기업에 의존해 온 미국 공장에는 의류 노동자들과 기술이 부족하다. 또 미국의 노동자 임금과 생산 비용이 중국에 관세가 붙는 비용을 능가할 정도로 높다.

업계 전문가와 공급업체들은 트럼프가 국내 제조업을 부흥시키기 위해 관세 정책을 제시했지만, 모자와 같은 의류의 경우 국내로 전환할 수 있는 인프라와 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mokiy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