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관세 조롱성 밈 확산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중 무역전쟁이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가운데 미국이 중국 수입품에 부과한 누적 관세가 ‘최대 245%’에 달하자 중국 정부 관료들이 트럼프 대통령 관련 굿즈에도 관세가 붙어 가격이 2배 이상 오를 수 있다는 조롱성 발언을 내놓고 있다.
포브스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매기자 중국 정부 관계자들까지 나서 소셜미디어(SNS)에 트럼프를 비꼬는 밈을 공유하고 있다.
트럼프 굿즈 중 가장 인기가 많은 제품은 트럼프 대통령의 후보 시절 선거운동 구호였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새겨진 붉은색 모자다. 상호관세 등 관세가 붙기 전 모자 가격은 19.99달러(약 2만8000원)이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0일 오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의 상징적인 캐치프레이즈인 ‘마가’ 모자 가격이 50% 이상 급등한다는 내용의 밈을 게시했다. 이 밈에는 MAGA 모자에 ‘중국산(Made in China)’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다. 실제로 마가 모자는 미국에서 제조되지만, 일부 모조품이 중국에서 생산된다.
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도 마가 모자 가격이 100% 이상 폭등한다는 밈을 공유했다. 그는 이 밈이 중국판 인스타그램인 ‘샤오훙수(레드노트)’에 처음 게시됐다고 설명했다.
류 대변인을 비롯한 많은 SNS 사용자들은 트럼프가 펭귄만 사는 무인도인 허드 맥도널드 제도까지 10% 관세를 부과한 것을 조롱하는 밈도 공유했다. 이 밈에는 펭귄들이 외딴 섬에 대한 트럼프의 관세에 항의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MAGA 모자를 던져 보이고 있다. [로이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19/rcv.YNA.20250403.PRU20250403132101009_P1.jpg)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에도 대중 관세로 마가 모자의 가격이 오른 바 있다. 기존 12달러(약 1만7000원)에서 20달러(약 2만8000원)까지 오른 것이다.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로 인해 수입 비용이 급격히 상승했음에도 미국 내에서 MAGA 모자를 대규모로 제조하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오랜 기간 수출 기업에 의존해 온 미국 공장에는 의류 노동자들과 기술이 부족하다. 또 미국의 노동자 임금과 생산 비용이 중국에 관세가 붙는 비용을 능가할 정도로 높다.
업계 전문가와 공급업체들은 트럼프가 국내 제조업을 부흥시키기 위해 관세 정책을 제시했지만, 모자와 같은 의류의 경우 국내로 전환할 수 있는 인프라와 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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