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지난해 법인세 240억원…네이버의 5% 수준 불과
빅테크 국내 ‘쥐꼬리’ 세금, 수익성만 극대화 지적도
![구글 본사 [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16/news-p.v1.20250416.c691dc9ec141413796302afc4bdb2924_P1.png)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지난해 구글 한국법인이 납부한 법인세가 240억원으로 나타나면서 빅테크의 세금 회피 논란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구글의 국내 연 매출은 네이버, 카카오를 훨씬 웃돌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작 법인세는 네이버(4000억원)의 20분의 1 수준에 그친 셈이다.
트럼프 정부는 자국 빅테크를 보호하기 위해 망사용료 등을 무역장벽으로 꼽고 한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실상을 들여다보면 빅테크들은 ‘쥐꼬리’ 세금으로 오히려 국내에서 수익성만 극대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결국 국내 ICT 기업들만 세금 및 각종 규제의 직격탄을 맞아 역차별이 심해지는 모양새다. 법적으로 세금 회피 등 빅테크의 ‘폭주’를 막을 방법이 전무해 ICT 업계 전반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 구글 한국 법인 3사(구글코리아, 구글페이먼트코리아, 구글클라우드코리아)가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의 지난해 총매출은 6328억원이다. 핵심 사업체인 구글코리아의 매출은 3869억원으로 구글코리아의 회계상 법인세는 173억원이다.
같은기간 국내 경쟁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가 세금은 3902억원, 카카오가 납부한 법인세 규모는 1590억원이다. 구글의 법인세는 국내 기업들의 5%가 채 되지 않는 수준이다.
그동안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이 국내 매출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법인세를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구글코리아는 플랫폼을 통한 온라인 광고 재판매 사업을 맡고 있다. 구글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이하 아태본부)로부터 광고 인벤토리를 받아 국내 광고주에게 재판매한다. 그에 따른 경비 등 수수료를 제외한 매출 대부분을 아태본부에 송금하는 구조다. 구글코리아가 지난해 국내 광고 재판매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약 1762억원이다.
하지만 구글이 한국에서 광고로 벌어들인 총매출 규모, 아태본부로 보낸 비용 등은 감사보고서에 공개하지 않았다. 구글코리아는 한국 서비스를 지원하는 서버가 싱가포르와 일본, 대만 등에 있다는 이유로 관련 매출을 국내에 신고하지 않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 소재 구글 본사 전경. [로이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16/news-p.v1.20250416.4923fd06fc584e6892fa792cf474f5fb_P1.png)
학계에선 구글코리아가 한국에서 거둬들인 실제 매출은 구글이 신고한 금액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구글코리아의 2023년도 실질 매출이 최대 약 12조13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당시 구글이 공시한 매출액 3653억원의 33배를 넘는다. 이에 따른 법인세도 5180억원 수준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 분석대로라면 구글은 국내 법인세를 약 5000억원이나 덜 내고 있는 셈이다.
구글만의 문제는 아니다. 메타, 넷플릭스 등 다른 미국 빅테크 기업들도 유사한 방식으로 세금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된다. 넷플릭스의 경우 국내 법인인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가 축적된 이익잉여금을 중간배당 형태로 본사에 지급하는 식으로 세금을 회피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빅테크 기업들의 세금 회피가 계속되지만 법적으로 이를 막을 방법이 전무하다. 해외 빅테크의 과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도입을 추진했던 ‘디지털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으로 도입이 불투명하다.
국내 기업과의 역차별 문제도 커진다. 업계 관계자는 “과세, 규제 등을 빗겨가는 빅테크 기업들의 폭주는 결국 국내 기업과의 경쟁력의 격차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문제”라고 꼬집었다.
sjpar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