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대환장 기안장’
“불편하고 낭만적인 숙소 짓고 싶었다”
![‘대환장 기안장’ 진, 기안84, 지예은 [넷플릭스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16/news-p.v1.20250416.13e55a587c1a43a48f408eca223cf5d5_P1.jpg)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무엇을 상상하든 ‘상상 그 이상’이다. 체크인을 위해 3.8m의 암벽을 올라야 하고, 대형 미끄럼틀을 타야 숙소에서 탈출할 수 있는 ‘예쁘고 불편한’ 민박집 ‘기안장’. 그럼에도 굽이진 산길과 망망대해 한가운데 떠 있는 숙소엔 의외의 낭만이 가득하다.
민박집 주인 기안84는 지난 15일 서울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기자들과 만나 “편안하고 좋은 숙소는 매우 많기에 기안장은 반대로 불편하고 낭만적인 숙소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벽에 매달려서 잘 때 달과 별, 윤슬을 볼 수 있으면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아 침실 설계에 가장 공을 들였다”고 설계 의도를 설명했다.
마감에 쫓겨 헐레벌떡 그린 기안의 설계도는 넷플릭스가 100% 수용해 ‘기안84’다운 민박집으로 태어났다. 별을 보며 잠들게 되는 노천 침상, 아궁이가 놓인 부엌을 가졌다.
기상천외한 낭만으로 채워진 ‘대환장 기안장’은 기안84와 방탄소년단(BTS) 진, 배우 지예은이 손님을 맞으며 절찬리 영업 중이다. 공개 직후 넷플릭스 대한민국 톱10 시리즈 1위에도 올랐다.
황윤서 PD는 “숙소에 대해 신선하면서 대리불편을 느낄 수 있는 재미를 즐겨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안84 [넷플릭스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16/news-p.v1.20250416.240fe1a4c367426888b94104d518a3e4_P1.jpg)
‘대환장 기안장’은 주인장 기안84와 데뷔 이후 처음으로 고정 예능에 출연해 요리부터 청소, 보수까지 도맡고 있는 방탄소년단 진, 막내 지예은의 성장담도 볼 수 있다.
기안84는 “첫 영업 3일 동안 식사 준비, 청소, 빨래를 하느라 숙박객과 소통하지 못했다”며 “2주 차 영업부터는 조금 안정되면서 숙박객과 소통하고, 이야기들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진은 “평소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 편이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레시피를 물어보는 스타일이라 어떤 것이 들어가면 무슨 맛이 나는지 정도 알고 있다. 부족하지만 임직원들과 숙박객들이 먹고 싶다는 음식이 있으면 만들었다”라면서 “전날 먹었던 삼겹살을 활용한 짜장, 사장님이 만든 두부 음식도 등장한다”고 귀띔했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있지만 기안84는 이 프로그램의 ‘실세’는 진이라고 했다. 그는 “처음엔 신선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밖에 안 했는데 틀 정도 지나니 책임감과 부담이 너무 크고 힘들어 울기도 했다”며 “그때마다 석진(진 본명)이 아니었으면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도중에 없어졌을 것 같다. 사실 석진이가 실세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설계한 집이지만 솔직히 너무 힘들었다. 그런데 나와 달리 석진은 강한 친구였다”며 “그래도 월드 스타인데 비가 오는 날에 노천 침대에서 끝까지 비를 맞으며 잤다. 오히려 내게 왜 안에서 잤냐고 뭐라고 했다”며 웃었다.
진은 ‘기안장’의 정신적 지주이자 뭐든지 ‘척척’ 해 내 ‘맥가이진’이란 별명을 얻었다. 그는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 “알고리즘을 점령한 기안 사장님에게 인간적으로 호기심이 생겼다”며 “영상 매체로 본 기안 사장님의 모습을 실제로 옆에서 구경하고 싶고, 실제로는 어떻게 살아가는 사람일지 궁금해 하게 됐다”고 했다.
![방탄소년단 진 [넷플릭스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16/news-p.v1.20250416.65debf73834144c4a026d4d614ec20ec_P1.jpg)
진의 독특한 성실함과 줏대는 ‘대환장 기안장’에도 안성맞춤이었다. 그는 “이 프로그램 자체를 환장할 만큼 힘들고, 특이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다”며 “(사장님이 편하게) 바꾸려고 할 때 그건 ‘기안식’이 아니라며 반대했다”고 말했다. 요즘엔 프로그램의 인기도 실감 중이다. 진은 “시상식에서 상을 받아도 친구 너덧명 정도 연락이 오는데, 이번엔 열 명이 넘게 재밌다고 연락이 왔다”며 “이렇게 많은 연락을 받은 건 태어나서 처음”이라고 했다.
이미 다수의 프로그램을 통해 솔직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왔던 기안84의 새로운 모습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태어난 김에 사는 남자’로 불리지만, ‘기안장’에선 인간 기안84를 있게 한 성실함과 책임감이 돋보인다.
연출을 맡은 정효민 PD는 “기안84를 모를 때는 피터 팬처럼 사는 인물로 생각했는데 막상 만나보니 생각이 깊고 여린 부분이 있었다”라면서 “프로그램 안에서 시청자분들도 기안84의 새로운 모습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 역시 “직원, 숙박객의 건강과 위생을 신경 쓰는 모습을 보고 더 존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예은도 “실제로 만나보니 생각이 많고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단순하게 생각하는 사람처럼 보였지만, 프로그램에 책임감이 강한 모습을 새롭게 알게 됐다”고 했다.
‘대환장 기안장’은 워밍업을 마치고 임직원들의 케미스트리가 본격적으로 무르익으며 숙박객들과도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기안84는 “무너져가는 기안84, 지예은을 지키는 진의 케미스트리와 임직원, 숙박객들의 소통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