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몽항전 끝 제주서 사라진 삼별초 간 곳

오키나와현 이시가키시 이리오모테 해역 스노클링
오키나와현 이시가키시 이리오모테 해역 스노클링
이리오모테 호시노호텔이 안내하는 생태탐방. 게다폭포
이리오모테 호시노호텔이 안내하는 생태탐방. 게다폭포
호시노야 다케토미지마는 어촌 컨셉 그대로 디자인했다. 성공한 CEO가 고향을 찾은 느낌이 든다.
호시노야 다케토미지마는 어촌 컨셉 그대로 디자인했다. 성공한 CEO가 고향을 찾은 느낌이 든다.

[헤럴드경제(오키나와)=함영훈 기자] 13세기 후반 제주 대몽항전 이후,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삼별초 일부 세력의 정착지로 알려진 유구국(琉球國)은 토착민들이 평화롭게 살아가다 고려 사람들의 도움으로 나라의 틀을 세웠다고 여러 사서는 전한다. 이후 차례로 중국, 미국, 일본의 영향력 아래에 놓였다.

사서에 따르면, 유구국이 독립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을때, 다른 세력의 영향력을 받은 기간은 한국과 중국이 300년 안팎으로 엇비슷한 것으로 추정되고, 일본이 50년, 미국이 17년이다. ‘오키나와’라는 이름으로 일본 영토로 완전히 편입된 지는 53년 됐다.

▶오키나와 영향력 기간, 한-중-일-대만-미국 순

독립국으로 살아가는 동안, 1300~1600년 무렵은 한국, 1600~1900년 시기는 중국 혹은 대만이 유구국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KBS 등 방송과 학계에서 지금까지 몇차례 이를 조명하기도 했다.

다케토미 베틀
다케토미 베틀

20세기 초 부터 일본의 팽창정책 속에 일본의 영향을 받기 시작했고, 1941년 태평양전쟁때 일본이 아예 점거한다.

이후 하와이 기습을 당한 것을 계기로 태평양전쟁에 참전한 미국이 미주리함을 앞세워 상륙작전을 벌인끝에 1945년 유구국을 접수한다. 그러나 미국은 비용 문제에다 서태평양 일부지역 방위를 일본에 맡기는 차원에서 1972년 일본에 관할권을 주었다.

한국은 당시 힘이 없었고, 중국은 미국과 냉전중인 반대편이었다. 오키나와는 일본땅이 되었지만, 그후로도 오랫동안 마치 식민지처럼 온갖 차별을 당해야 했다고 전해진다.

▶조선의 패착 공도정책과 율도국

사서에 따르면, 고려말~조선 중기 유구국에 영향력을 행사하던 한국은 조선왕조가 재정난을 이유로 섬 관리를 포기하는 공도(空島)정책을 펴면서, 유구국은 물론 대마도 까지 일본이 점유하는 상황을 방치하면서 잃게 된다.

다케토미 이리오모테 음식
다케토미 이리오모테 음식

유구국은 고려에 의해 국가로서의 여러 틀을 갖추었고, 고려 말엔 왜구에 나포된 한국 어부를 보호하다 귀환시켰으며, 조선 초·중기까지 조공을 바쳤다고 사서는 기록하고 있다. 조공을 바쳤다는 것은 정치,경제적 우호선린 관계를 유지했다는 뜻이다. 외침을 받은 유구국 도주가 조선 망명을 타진하기도 했다고 한다.

조선시대 소설가 허균의 ‘홍길동전’을 분석하는 역사가들 중 일부는 이 소설에 나오는 이상국, ‘율도국’을 유구 즉 오키나와로 비정하기도 한다. 그만큼 아름답고 살기좋다는 뜻이다.

▶유구(오키나와) 본섬과 부속섬

오키나와는 본섬 외에 이리오모테, 다케토미, 이시가키, 다라마, 미야코, 요나구니 등 굵직굵직한 부속섬을 거느린다. 한국 국적기는 오키나와 외에 이시가키 지마(섬:島), 미야코 지마로의 직항편을 운항중이다. 이리오모테지마, 다케토미지마와 연결돼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할수 있는 이시가키 공항에는 진에어가 4월부터 취항했다.

츄라우미수족관
츄라우미수족관

오키나와 본섬에서는 ▷바다 속을 잠수하는 듯한 신선한 체험도 하고 돌고래쇼 츄라우미수족관(가이요하쿠 공원 내) ▷모토부 반도 해안끝에 위치한 비세마을 후쿠기 가로수길 ▷전동카를 타고 파인애플과 열대식물들이 가득한 ‘나고’ 파인애플 테마파크 ▷아름다운 미니섬 코우리섬과 코우리대교 ▷해식애 초원 만좌모 ▷유구국 전통을 엿보는 류큐무라 민속촌 ▷미군 주둔에 따라 형성된 아메리칸빌리지와 국제시장 ▷한국, 중국, 일본 양식이 모두 엿보이는, 숭례문 아닌 수례문 있는 슈리성 ▷산토리니 풍으로 계단식으로 지어놓은 마을, 우미가지 테라스 등이 핫플레이스이다.

▶야에야마제도의 중심 이시가키

이시가키섬은 오키나와현 서쪽 섬들 중에서 가장 인구가 많다. 다케토미, 이리오모테 섬을 관할한다. 이 야에야마 제도의 5만 인구 중 90%가 이시가키섬에 산다.

이시가키 앞바다
이시가키 앞바다

오키나와 부속섬 중에서 이시가키, 이리오모테, 다케토미 섬이 가장 아름답고 자연친화적인 체험거리가 많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5년 4월부터 진에어가 인천-이시가키 직항을 개설해 한국에서 이리오모테, 다케토미, 이시가키로 여행하기 매우 수월해졌다.

이시가키공항에 4월 부터 취항한 진에어
이시가키공항에 4월 부터 취항한 진에어

이시가키의 야에야마 제도에는 클럽 메드 이시가키 리조트가 있는 카비라 만을 비롯해 남국의 아름다운 해변가가 섬 도처에 있다.

산호가 발달해 스노클링하기에도 좋고, 좀 더 깊은 바다로 가면 커다란 만타 가오리와 고래상어가 매우 자주 출몰한다.

▶요즘 뜨는 이리오모테

이리오모테, 다케토미 등은 오키나와 본섬보다 대만이 더 가까워 대만관광객도 많이 찾는다. 한국인 관광객 수는 매우 적지만, 호시노야 다케토미 리조트 관계자는 최근들어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리오모테 호텔 바이 호시노
이리오모테 호텔 바이 호시노
이리오모테 맹글로브숲 카약 탐험
이리오모테 맹글로브숲 카약 탐험
잠에서 깬 맹글로브 어린 싹들.
잠에서 깬 맹글로브 어린 싹들.

이리오모테는 이시가키시 관할 섬 중에서 가장 자연친화적이고 바다에는 만타가오리, 내륙에는 수많은 폭포가 있다. 호시노 이리오모테 호텔은 맹글로브 숲 보트투어, 숲속 도서관, 바닷물과 민물 합수구간 카약 체험, 게다 폭포등을 탐방하는 여행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리오모테섬에 다케토미초 사무소가 있고, 다케토미섬은 그 동쪽에 따로 있으며, 이리오모테와 다케토미섬 사이에 골프장 까지 갖춘 고하마 섬이 있다.

▶다케토미, 성공한 CEO가 고향온 기분

호시노야 다케토미 호텔은 다케토미 마을과 똑같은 모습으로 쉼터를 지어 방문객으로 하여금 고향에 온 느낌이 들게 한다. 호시노 브랜드 중 최고급형이다.

다케토미 전통배 체험
다케토미 전통배 체험

다케토미에선 호시노야 호텔의 여행 큐레이션에 따라, 현대적 다이빙레포츠 외에 전통배 타기, 바다한가운데 직경 10m 크리로 난 풀등섬에서 인생샷 찍기, 별밤-은하수 와칭, 물소 마차타기, 바이크투어, 옛마을 거닐기 등을 한다.

이리오모테에 언제 때부터 사람이 정착하였는지에 대해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15세기의 조선의 고문서(조선왕조실록 안의 제주도민표류기록)에 처음으로 이리오모테가 등장한다. 이 먼 곳에 대한 유일한 기록이 한국에 있다는 것이 신기하며, 친근감이 든다.

▶미야코와 요나구니

미야코섬(미야코지마)은 오키나와현 주요 부속섬 중 가장 근거리에 있는데도 남서쪽으로 약 300km 떨어진 곳에 있다.

미야코지마 임갸마린가든
미야코지마 임갸마린가든

남동단에는 히가시헨나곶(일본어판)이, 북서단에는 니시헨나곶이 있다. 섬의 북쪽에는 이케마섬이 있다. 섬의 서쪽에는 이라부섬, 시모지섬, 구리마섬이 있다.

미야코지마에선 요나하 마에하마 해수욕장이 유명하다. 7㎞의 백사장에 에메랄드빛 바다가 조화를 이루며 일본 10대 해변에 이름을 올렸다.

요나구니섬은 일본 최서단에 해당하며 대만 동부해안도시에서 불과 150㎞ 떨어져 있다. 요나구니 해저에는 인공석조물처럼 보이는 해저구조물이 발견돼 화제가 되었다. 류큐대학교 연구진들은 이 지점이 1만년전에 지상에 있었음을 들어, 최소 1만년전에 인공적으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비스럽고, 아름다운 것이 한두가지가 아닌 오키나와 부속섬들이다.


abc@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