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남녀 싱글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획득한 차준환과 김채연 [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2/13/rcv.YNA.20250213.PYH2025021324510001300_P1.jpg)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마치 잘 짜여진 대반전 드라마를 보는 듯했다. 상대는 피겨강국 일본이 야심차게 내보낸 남녀 에이스. 게다가 쇼트 프로그램에선 벌어진 점수 차이는 역전을 노리기엔 다소 버거워 보였다. 하지만 한국 피겨 남녀 간판인 이들은 얼음 위에 모든 걸 쏟아부으며 완벽한 연기를 펼쳤고 믿기지 않는 역전 드라마로 동반 금메달을 휩쓰는 새 역사를 썼다.
한국 피겨 남녀 싱글 간판 차준환(고려대)과 김채연(수리고)이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사상 첫 동반 금메달을 차지했다.
차준환은 1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피겨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99.02점, 예술점수(PCS) 88.58점을 합해 총점 187.60점을 받았다.
차준환은 지난 11일 쇼트프로그램 94.09점을 합한 총점 281.69점을 기록, 실수를 연발한 2022년 베이징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가기야마 유마(일본·272.76점)를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앞서 여자 싱글의 김채연도 세계선수권 3연패의 세계 최강 사카모토 가오리(일본)에 역전극을 펼치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남자 피겨가 메달을 획득한 건 이번이 처음이며 한국 선수가 2개 이상을 딴 것도 최초다.
![피겨 차준환이 1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피겨 남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메달을 깨물어보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2/13/rcv.YNA.20250213.PYH2025021324950001300_P1.jpg)
차준환은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 ‘광인을 위한 발라드’(Balada para un Loco) 선율에 맞춰 연기를 시작했다. 첫 과제인 고난도 쿼드러플 살코를 완벽하게 뛰면서 산뜻하게 출발한 차준환은 쿼드러플 토루프도 깔끔하게 성공했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뛰려다가 러츠 단독 점프로 수행한 차준환은 트리플 악셀까지 흔들림없이 수행했다.
가산점 10%가 붙는 후반부 연기도 깨끗하게 해냈다. 트리플 플립-싱글 오일러-트리플 살코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악셀-더블 악셀 시퀀스 점프를 완벽하게 처리했다. 마지막 점프 과제인 트리플 플립에서 전반부에 붙이지 못한 트리플 플립을 붙여 뛰었다. 착지가 살짝 흔들렸지만 점수에 큰 영향은 없었다. 플라잉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레벨4)으로 연기를 마무리한 차준환은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은 듯한 안도의 표정을 지은 뒤 활짝 웃으며 관중에 인사했다.
이어 마지막 순서로 나선 가기야마는 잇딴 점프 실수에 연기 흐름마저 끊기며 기대에 못미치는 점수를 획득, 차준환에게 1위 자리를 내줘야 했다.
![김채연이 1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피겨 여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우아한 스파이럴 연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2/13/rcv.YNA.20250213.PYH2025021320440001301_P1.jpg)
앞서 열린 여자 싱글에서도 닮은꼴 역전극으로 김채연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채연은 여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9.07점, 예술점수(PCS) 68.49점을 합쳐 총점 147.56점을 기록했다. 쇼트 프로그램 점수 71.88점을 합한 최종 점수에서 219.44점을 기록한 김채연은 일본의 사카모토 가오리(211.90점)을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사카모토는 쇼트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이날 점프 실수로 쇼트 프로그램 2위 김채연에 역전을 허용했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2017년 삿포로 대회 금메달 최다빈에 이어 동계 아시안게임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2연패에 성공했다.
특히 김채연은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쇼트프로그램(71.39점), 프리스케이팅(139.45점), 총점 최고점(208.47점·이상 종전 점수)을 모두 경신했다.
차준환과 김채연의 동반 금메달로 한국 피겨스케이팅은 내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에서 메달 전망을 더욱 기대케 했다.
anju1015@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