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책 사고 3주내 반납 하면 전액 환불

2019 북페이백 시작 후 총 5만1821권 신청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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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책사고 훼손 안하고 반납하면, 전액 환불하는 서점이 있다고?”

서울 서초구(구청장 전성수) ‘북페이백’서비스가 신청 건수 5만권을 넘어서며 주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북페이백’은 지역 서점에서 책을 사서 읽은 후 3주 내 반납하면 구매 금액을 돌려주는 서비스다. 2019년 서초구에서 전국 최초로 시작됐다. 지역 서점을 마치 도서관처럼 활용이 가능한 혁신적인 제도다. 2020년에는 특허까지 획득했다.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서초구립도서관 누리집에서 원하는 도서와 지역 서점(9개 협약 서점)을 선택해 신청하고, 승인 확인 후 해당 서점을 방문해 책을 구매하면 된다. 독서 후 3주 이내에 영수증과 함께 부록이 빠지거나 훼손되지 않은 상태의 책을 구매한 서점에 반납하면 비용을 전액 환급 받는다. 한 사람이 월 최대 3권, 연간 24권까지 이용할 수 있고, 반납된 도서는 구립도서관에서 재구매해 주민들에게 공공 대여한다.

서비스 시작후 서초구 북페이백를 통해 5만1821권이 신청됐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전국 최초로 시작한 북페이백 서비스 덕분에 서초구는 전국 최고 수준의 독서 문화 도시로 거듭났다”고 말했다.

서초구에서 시작한 북페이백은 다른 지자체로로도 확산됐다.

울산시도 서초구의 북페이백에서 착안해 2020년 7월부터 비슷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울산시는 구입한 책을 서점에 반납하지 않고, 울산도서관에 기부하는 방식이다. 이 역시도 책값을 그대로 돌려받을 수 있다. 단 책을 구입할 때는 울산 지역화폐인 울산페이를 써야 된다. 이 서비스를 통해 환불을 받을 수 있는 책은 2권으로 구매 후 한달 안에 읽은 책을 도서관에 기부하면 된다. 관악구도 2019년 6월부터 비슷한 제도인 ‘동네서점 바로대출제’를 시행하고 있다. 주민들이 읽고 싶은 책을 도서관을 거치지 않고 가까운 동네서점에서 빌려보고 도서관 장서로 반납하는 도서대출 서비스다.

독서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지자체의 노력은 우리 국민의 낮은 독서율에 기인한다. ‘2023 국민 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2022년 9월~2023년 8월) 성인의 종합독서율은 43.0%에 그쳤다. 직전 조사 시점인 2021년 대비 4.5%포인트 줄었다. 특히 성인 연간 종합독서율은 처음 조사가 이뤄진 1994년 86.8%에 달했지만 전자책이 통계에 포함된 2013년(72.2%) 이후 줄곧 하락하고 있다. 독서량 감소의 원인으로 스마트폰을 통한 쇼츠 동영상, 디지털 콘텐츠 소비 등이 꼽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17년 발표한 국가별 성인 1인당 월간 독서량은 미국 6.6권, 일본 6.1권, 프랑스 5.9권. 이에 비해 한국은 0.8권으로 세계 최하위권(166위)이다.

다만 최근에는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과 ‘텍스트힙(Text Hip)’ 문화의 유행 등으로 젊은 세대의 독서 수요가 늘어난 것은 고무적이다. 텍스트힙은 독서를 멋진 일, 이른바 ‘힙한 문화’로 인식하는 것을 뜻한다.


coo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