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1/21/news-p.v1.20250121.3f4fb540d23745b59304466ca192d3c0_P1.jpg)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전기차 지원을 철회하겠다고 명시적으로 선언하면서 국내 2차전지주(株)가 된서리를 맞는 모양새다. 21일 장 초반 2차전지주는 일제히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57분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전 거래일 대비 3.51% 하락한 35만7500원에 거래 중이다.
같은 시각 삼성SDI(-3.29%), 에코프로머티(-6.38%), LG화학(-3.37%), 포스코퓨처엠(-6.03%), 엘앤에프(-5.14%), SK이노베이션(-2.86%) 등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대표 이차전지주들의 주가 역시 일제히 하락세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에코프로(-4.79%), 에코프로비엠(-7.75%)의 주가가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통해 “화석연료 산업을 지키고 미국 자동차 산업의 노동자들을 지켜낼 것”이라며 “행정명령으로 (바이든 정부의) 그린뉴딜을 종식시키고 전기차 의무구입 규정을 철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연방정부에는 전기차 의무화 정책은 없지만 다만, 바이든 정부가 전기차 구매 시 세액 공제 등의 보조금을 지급해 왔다는 점에서 이를 폐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표 정책인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이차전지 보조금 등도 축소·폐지될 가능성이 점쳐지는 대목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우려 지속에 따른 업황 둔화 속에서 트럼프 리스크란 악재를 맞이한 만큼 국내 이차전지주의 향후 주가 흐름에도 하방 압력이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 후 전날 종가까지 주요 10개 이차전지주(LG에너지솔루션·삼성SDI·LG화학·포스코퓨처엠·POSCO홀딩스·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머티·엘앤에프·SK이노베이션)의 시총 합산액은 35조6598억원(241조8939억→206조2343억원) 감소했다. 해당 기간 중 SK E&S와 합병 이슈가 있었던 SK이노베이션을 제외한 9개 종목의 시총 감소 폭은 43조8493억원(230조5397억→186조6904억원)에 이른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산업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이 비록 예상된 것일지라도, 임기 시작과 동시에 특정해 시작됐다는 점은 이차전지주엔 분명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4분기 ‘어닝 쇼크’ 우려가 커진 것을 넘어서 올해 예상 실적 예상치까지 하향 조정된 것도 주가의 발목을 잡는 상황이다.
업계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 4분기 2255억원의 적자를 냈다. 미 IRA 상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제외한 적자는 무려 6028억원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 내 상·하원 과반을 차지한 공화당과 실제 IRA 폐지 작업에 나설 경우 적자 폭이 커질 수밖에 없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증권가에서는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도 4분기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관측한다.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작년 연간 영업손실 기록이 유력하다.
오는 3월 말로 예정된 공매도 재개 역시 2차전지주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지난 2023년 11월 금융당국이 공매도를 전면 금지할 당시 해외 투자은행(IB)의 2차전지주에 대한 집중적인 공매도가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