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2차 수신금리 인하에 나선 데는 악화된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여전히 예매마진 수익이 절대적인데 비해 저금리 장기화가 계속되면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수익성은 악화되는데 날로 심화되는 경쟁은 금리인하 등 은행권의 출혈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9일 기준금리 인하 이후 한 차례 금리인하에 나섰던 은행권은 지난달 29일 우리은행을 시발점으로 2차 수신금리 인하에 단행했다. 인하폭은 최대 0.25%포인트로, 1차 수신금리 인하와 맞먹는다. 지난 6월 기준금리 인하 이후 재차 수신금리를 인하할 요인은 없었다.
은행들은 2차 수신금리 인하에 나선 명목적 이유는 6월 기준금리 인하분 만큼 금리를 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NH농협은행 측은 “지난 6월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됐음에도 고객유치와 타행과의 경쟁력 확보 등을 이유로 당시 0.1~0.15%포인트밖에 금리를 내리지 못했다”며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 국고채 금리 인하 폭 등을 반영한 수신금리 인하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도 같은 이유를 제시했다.
하지만 진짜 속내는 추가로 수신금리를 내려서라도 수익성을 사수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은행들은 이를 “전략적 차원의 결정”이라는 말로 애둘러 설명했다.
은행권의 순이자마진(NIM)은 3월 말 기준 1.55%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NIM은 예대마진에 유가증권 투자 이익률 등이 합산된 수치다.
올해 2분기 주요 은행의 NIM은 1분기 대비 상승하거나 같은 수준을 나타냈지만 여기엔 지난 6월 기준금리 인하 영향은 반영되지 않았다. 만약 하반기 금리가 추가로 인하될 경우 여전히 예대마진 수익이 절대적인 금융사들로선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하게 된다.
통상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낮아지면 순이자마진(NIM)은 0.05%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은행권 이자수익이 올 하반기에만 1400억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국내 은행의 NIM은 2010년 1분기 2.40%에서 올 1분기엔 1.55%로 추락하며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상태다.
수신금리는 특정 시장금리에 연동하지 않고 은행들이 임의로 정할 수 있다는 점도 추가 인하에 나설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마다 예금금리의 변동 주기나 기준이 제각각”이라며 “경쟁 은행과 영업전략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고 말했다. 대출금리와 달리 예금금리는 은행들이 자의적으로 낮출 여지가 충분한 셈이다.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전략상품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점도 또 다른 요인으로 꼽힌다. 우리은행은 “이번에 금리를 인하한 비대면 상품은 ’과거‘ 전략상품”이라면서 “최근 위비뱅크를 강화하면서 이와 관련된 상품을 전략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비슷한 상품의 금리를 낮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